322화 쫓겨난 사내 (2)
위홍비는 멍하니 장평 공주가 사라진 앞뜰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위홍비는 정말 장평 공주를 잃었다는 걸 실감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기를 약속했던 바로 그 장평 공주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위홍비의 머릿속은 온통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찼다.
‘저…… 후레자식, 위군맥만 아니었어도!’
위군맥의 옆에 있던 남궁묵은 흥미롭다는 듯 위홍비의 반응을 살폈다. 남궁묵은 조금 전 위홍비가 위군맥에게 덤비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용감해야 할 때는 숨고, 숨어야 할 때는 이상하게 용감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꽤나 많았다. 위홍비는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위군맥에게 달려든 건가? 분노에 못 이겨 정신이 어떻게 된 건 아닐까?
“내쫓거라.”
무사들에게 명령을 내린 위군맥은 정강군왕 부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남궁묵의 손을 이끌고 제 방으로 갔다. 그런데, 조금 걷던 위군맥이 발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이거 받으시오.”
위군맥이 어디서 꺼냈는지 모르는 옥패를 고개도 돌리지 않고 뒤를 향해 던지자, 위군박이 급히 손을 뻗어 옥패를 받았다. 자세히 보니 정강군왕 세자 신분을 나타내는 옥패였다.
위군박은 어릴 적부터 이 물건이 제 손에 들어오는 날을 몇 번이고 상상해 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런 상황에서 꿈이 이뤄지리라 생각한 적은 없었다.
마치 쓰레기 던지듯 옥패를 던지는 모습에 위군박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두 사람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자 위군박의 심경이 복잡해졌다.
연왕부는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호위병들은 피도 눈물도 없이 정강군왕 부자를 밖으로 내쫓았다. 그들은 결국 행인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허망하게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 * *
근래 금릉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을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첫째로는 새로운 황제 즉위와 함께 급부상한 가문이라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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