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화 완연한 봄기운 (1)
“사 아가씨, 군주, 과찬이십니다.”
주초유는 살짝 허리를 숙이고는 옅게 웃었다.
“성성 군주 스스로 못한다고 하신 걸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직접 그림을 그려서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보여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위군택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사람들을 선동하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찬성 측은 성성 군주의 그림을 한번 보고 싶었고, 반대 측은 선가 현주의 그림이 이미 금릉 규수 중 제일이라 판명 났으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했다.
릉이 공주는 언짢은 눈으로 위군택을 훑으며 사람을 시켜 그를 끌어내려 했다. 그때, 옆에 있던 주초유가 갑자기 앞으로 나와 허리를 숙여 보이며 말했다.
“그럼 성성 군주께서 한 수 가르쳐 주시지요.”
주초유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양혜정의 자승자박으로 오늘의 일을 순탄하게 마무리 지으려 했는데, 갑자기 나타난 놈이 쓸데없이 간섭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그냥 넘어간다면, 그녀가 양혜정 덕분에 막 얻은 찬양이 퇴색될 것이 뻔했다.
사람들은 성성 군주가 정말 그녀만 못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할 가치도 없어서 그런 것인지 끊임없이 추측할 것이다.
주초유는 제 실력이 남궁묵보다 한 수 위라고 믿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시 그녀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위군택의 말에 여기까지 왔으니, 다시는 그녀가 남궁묵을 무서워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남궁묵은 눈을 내려 뜨고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부끄러운 솜씨지만 보여드리겠습니다.”
“묵아?”
사패환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남궁묵은 안심하라는 듯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곤 몸을 돌려 양혜정에게 물었다.
“양 아가씨. 추국화를 빌려도 될까요?”
양혜정은 자신에게 굴욕을 안겨준 실패작을 쳐다보지도 않고서 말했다.
“맘대로 처리하시지요.”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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