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화 재예전 (1)
“무하, 어서 오거라.”
화원 안에 있는 수각(水閣).
릉이 공주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는 남궁묵과 세 사람이 들어오는 걸 보고 곧바로 손을 흔들었다. 사람들이 다급히 길을 비켜주자, 남궁묵은 조금 어색하게 앞으로 가 인사를 올렸다.
“릉이 공주마마를 뵙습니다.”
“공주는 무슨?”
릉이 공주는 밉지 않게 그녀를 한 번 흘기고는 말했다.
“이모님이라 부르거라. 말을 듣지 않으면 네 시어머니를 찾아가 다 이를 테다.”
남궁묵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모님을 뵙습니다.”
“이제야 맘에 드는구나.”
릉이 공주는 웃으며 말하고 남궁묵을 제 곁에 끌어당겨 앉혔다. 뒤이어 릉이 공주가 세 사람에게 말했다.
“사삼은 정말 오랜만이구나, 여기 옆에 와서 앉거라.”
사패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공주마마.”
한참 인사말을 나눈 후에야 남궁묵은 주위를 둘러봤다. 수각은 아주 특이하게 사방에 벽이 없이 트여 있었다. 평소에는 얇은 휘장과 대발을 드리워 놓아 여름 날씨에 아주 시원한 곳이었다. 오늘은 손님이 많아 휘장과 발을 모두 걷어놓은 덕분에, 앉아 있으면 사방의 풍경이 보이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기창원도 우아하고 특이했으나, 이렇게 손님맞이를 위한 넓은 수각은 없었다. 여러 규수와 부인들은 다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으나 대부분 사람들은 모두 릉이 공주를 주시했다.
밖을 바라보자 멀지 않은 곳에 수각과 마주한 누대(*樓臺: 누각과 대사와 같이 높은 건물)가 있었다. 그곳의 2층에 많은 청년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남궁묵은 눈썹을 끌어 올리고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릉이 공주를 바라봤다. 릉이 공주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지식으로 맺어진 친구는 남녀구분이 없다지 않느냐. 저쪽도 다들 고의백이 초대한 손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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