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화. 가관(加冠)
그저 친한 친우들만 부르는 소성년식과는 달리, 가관식은 성대하고 시끌벅적할수록 좋았다.
정철의 가관식 날, 회인백부는 온통 새 단장을 하여 대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손님 중 신분이 가장 귀한 사람은 덕소 장공주와 그의 부군이자 정철의 은사인 고 선생이었다.
정미 등 아직 시집가지 않은 여인도 가관식에 참가할 수는 있었지만, 눈에 띄지 않는 뒷자리에 앉아야 했다.
정미도 외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주변은 족인(族人)들로 둘러싸여 있었고, 마침 당숙모 곽 씨에게 붙잡혔기에 아주 짜증이 났다.
“미야, 오늘은 오라버니의 좋은 날인데, 왜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니?”
정미는 찻잔을 꽉 쥐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오라버니의 가관식이잖아요. 제가 얼마나 기쁜데요.”
곽 씨가 말을 이었다.
“그럼 미가 철이 든 게로구나. 이리 침착하다니. 영이는 한참 모자라.”
옆에 있던 정영이 이를 듣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어머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제 어디가 침착하지 못한데요?”
그러고는 정미에게 도발하듯 그녀를 흘끗 흘겨봤다.
“그래, 그래. 너도 철들었다. 너도 이렇게나 컸는데, 네가 좋은 집에 가기만 하면 하늘에 감사할 일이지.”
정미가 은근히 눈살을 찌푸리자, 역시나 곽 씨가 고개를 돌려 웃으며 물었다.
“네 혼사는 정해졌니?”
정미는 곽 씨와 대화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자리에서 불쾌한 기색을 하며 자리를 뜰 순 없었기에 간결하게 대답했다.
“어머니께서 아직 제가 어리다고 하셔서요.”
“그것도 그렇지. 미가 우리 영이보다 몇 개월은 어리니까. 하지만 네 둘째 오라버니는 가관 뒤엔 스무 살이 다 되는데, 아직도 혼사를 정하지 않은 게냐?”
정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오라버니가 어떤 처를 들이든, 당숙모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야? 왜 이 이야기를 놓지 않는 건지.’
“어머니께서 어찌 오라버니의 혼사를 제게 말씀하시겠어요.”
Soutenez vos auteurs et traducteurs préférés dans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