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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너희 기남이

"전 여기 남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사실 고민할 것도 없다.

또라이 팀장과 투덜이 팬더 대리, 얼음덩이지만 사실은 따뜻하고 후배를 인정할 줄 아는 사수.

겉으로 보면 믹서기요. 안에서 봐도 좋을 것 하나 없는 팀이다.

"사장님 때문이냐? 그건 내가 해결할 수 있다."

박필로 팀장이 말했다.

"아닙니다."

난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이렇게 대놓고 러브콜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야, 이 새끼야, 아니라잖아."

팀장이 껴들었다. 저걸 보니까 새삼 남기로 한 게 후회가 되기도 한다만.

여기서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박필로 팀장과 이중봉 팀장.

직급이 같고, 한쪽이 화림의 로열로드이자 앨리트 코스라는 감사팀이지만.

실력 차이가 이렇게 심해서야.

내가 봐도, 둘이 붙으면 이중봉 팀장이 이길 거라는 직감이 온다.

저 또라이 팀장이 사회 적응 능력은 최하위여도 전투력만큼은 최상급이라는 거다.

난 명확한 기준이 있었다.

직급 채우고 빨리 승진하는 것과.

본연의 실력을 키우는 것.

두 개로 나눈다면 배울 게 있는 쪽에 남는다는 거다.

성격은 개차반 같고.

"남는다는데에에에, 어쩔 건데에에에."

박필로 팀장을 놀리는 걸 보면 확실히, 무조건 또라이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했다.

솔직히 어머니를 제외하고 그렇게 날 넉 다운시킨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 시발 팀장, 이 새끼야, 나이를 잊었냐? 혀는 왜 내밀고 지랄이야.

"그럼 왜?"

박필로는 시발 팀장을 외면하고 날 바라봤다.

"배울 게 많이 남았습니다."

"반성문이나 쓰라고 시키는 저 작자 밑에서?"

내가 반성문 쓰는 거 벌써 유명하구나.

"네."

담백한 대답이었다.

그 말에 박필로 팀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작자? 나보고 그런 거냐?"

우리 팀장이 코에서 김을 뿜었다.

화난 용과 같은 기세다.

박 팀장은 그걸 사뿐하게 무시했다.

"가자. 심 대리."

"네? 네."

심 대리가 주섬주섬 일어나 제 팀장 곁에 붙었다.

"야, 어딜 그냥 내빼."

"팀장님, 팀장님, 우리 팀장님, 여기까지. 건드려서 좋을 거 없어요."

궁둥이 무거운 팬더 대리가 나와서 팀장을 말렸다.

상황이 종료됐다. 팀장이 입을 삐죽거리다가 몸을 돌리며 나에게 말했다.

"당연히 남는 거지, 뭘 대단한 일 했다고 서 있어."

아, 보기 싫은데 실실 쪼개는 걸 봐 버렸다.

성격 나쁜 양반 같으니라고.

뭐, 실력도 실력이지만.

난 지금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김정아 사수가 내 어깨를 두드렸고, 팀장은 그 사수를 위해 또라이 본연의 모습으로 징계 위원회에 선 걸 봤고.

그 모든 상황을 짐작한 팬더 대리는 한숨 한 번에 이 일을 털어 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같은 말씀을 하셨다.

판단이 어려우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라고.

그래서 그렇게 했다. 겸사겸사 배울 것도 배우고.

생각하며 앉는데 뒤에서 섬뜩한 느낌이 뒷골을 후렸다.

급히 고개를 숙이니 휙 하고 뭔가가 내 뒤통수가 있던 자리를 스쳤다.

"어쭈? 피해?"

"...뭡니까?"

팀장이었다. 도둑고양이도 아니고 살금살금 다가와서 왜 뒤통수를 후려.

"기특해서."

팀장이 말하고 나갔다.

"이거 뭡니까?"

팬더 대리를 보고 묻자.

"기특해서 그런다고 하네."

"기특한데 뒤통수를 까요?"

"넌 아직도 팀장님을 모르니."

아니, 이제는 좀 안다.

저건 정상인이 아니지.

괜히 남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후, 딱히 별다른 일은 없었다.

훈련하고 가끔 문서 작업 끄적대고 출근하면 반성문을 썼다.

두 번째 반성문에는 진심을 조금 더 담았다.

내 진심, 호기심을 담았다.

"이런 또라이가."

그럼 팀장은 어김없이 달려들었다.

오전 일과 중 하나다.

반성문을 제출하고 덤비는 팀장과 어울리고.

처음과는 달랐다. 많이 달랐다.

배운 게 있었고 곁눈질로 배운 것도 많다.

주먹질 몇 번으로 이길 순 없어도 빨리 끝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며칠 동안 같은 일이 반복되자.

"오늘도 5분 본다."

팀장과 나와의 대련을 보고 주변 직원이 내기를 걸기 시작했다.

"7분 28초, 내 직감이 얘기한다. 오늘은 그 정도는 버틴다."

그동안 내 최고 기록은 4분 52초.

그런데 5분? 이 새끼가 내 성장 정도를 우습게 보네.

쩍!

팀장과 대련 나흘째였고.

그날 난 6분 1초를 버텼다. 거기에 팀장은 처음으로 발을 썼다.

이제까지는 주먹질만 했는데.

싸우긴 또 오지게 잘 싸우는 양반이다.

난 배웠다. 익혔고, 그의 기술을 쏙쏙 빼먹었다.

솔직히 말해서 즐거운 나날이었다.

이상하게 재밌다.

그 이외에도 훈련 과정이 더 있었다.

전투 운전, 방어 운전, 총기 사용, 다양한 무기를 다루는 법.

다른 특수종을 상대하는 법, 일반인과의 마찰이 생겼을 때의 대응법.

배울 게 더럽게 많았는데, 난 이게 전부 재밌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고.

불멸과 변신의 화음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진 내 몸은 그 모든 훈련을 수월하게 해나감에 성취감도 느꼈다.

아, 뿌듯해.

"자, 여기서."

그리고 변한 게 있었다.

김정아 사수, 이 작자가 날 데리고 다니며 1:1 코치를 하기 시작했다.

"느낌, 넌 불멸, 그 느낌에 의존해라."

사수가 간간이 팀장을 상대하는 법도 알려 줬다.

"그럼 사수는 어떻게 합니까?"

불멸의 감각이 없음에도 사수는 근접 전투 능력 A클래스를 가졌다.

"다 막는다. 누구나 손은 두 개니까."

이게 무슨 개소리야.

그녀는 말보다 행동으로 설명했다.

그편이 나도 이해하기 쉬웠다.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동기의 얼굴보다 팀원의 얼굴만 보고 끝내는 하루가 일상이 되기 시작했다.

사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날 붙들었고, 우리 둘은 붙어 있는 시간이 정말 길어졌다.

이렇게 가까워지다 보면 정말로 우리 집 식탁에 앉힐 수도 있지 않으려나.

그러지 말자. 진짜 내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속임수. 팀장님 버릇없다."

여기서 버릇이란 습관이란 의미로 쓴 단어였다.

자신의 몸을 온전히 컨트롤하기에 그렇단다. 버릇조차도 속임수로 쓴다고?

그거, 참 괜찮은 방법이네.

팀장을 상대하는 법을 떠나, 팀원으로서의 전투 포지션도 가르쳤다.

"넌 저격수다."

근접 전투는 팀장, 중거리 전투는 사수가 탑 클래스다.

그러므로 약간의 노력만으로 어지간한 저격수 뺨을 때리는 불멸이기에, 저격수 포지션은 가장 쉬운 포지션이었다.

"컴벳 디렉션을 잡아 보자."

화자가 말하는 재주가 없어도 청자가 영리하면 괜찮은 케미가 나오기도 한다.

지금 우리 둘이 그러했다.

그녀는 훌륭한 교사는 아니었다.

내가 만나 본 과외 선생 둘과 비교했을 때, 가르치는 재주가 많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대신 몸으로 직접 보여 줬다.

그리고 나한테는 그게 더 빨랐다.

그녀가 서 있는 자리, 움직이는 패턴, 그 모든 걸 기억하고 되새긴다.

왜 그 순간에 왼쪽으로 빠지는가.

왜 그 순간에 사격이 아니라 근접 전투를 대비하는가.

각인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주변에서 외부 보안 3팀이 개차반 같아 보여도 팀워크가 좋다는 말이 나올 때쯤이다.

"이거 누구 보냅니까?"

"반푼이."

팬더 대리가 말하고 팀장이 답했다.

여기서 반푼이는 나였다.

꽝에서 반푼이로 호칭이 변했는데 하나도 기쁘진 않았다.

내일 반성문에는 웨이브를 막을 당시에 내가 했던 일이 반푼이의 최선이었다고 써야겠다.

"에, 그죠. 나갈 사람이 없네."

팬더 대리가 말했다.

김정아 사수에게 내려진 징계는 작전 참여 불가.

고로 사수는 나갈 수 없다.

근데 왜 그게 징계냐?

"어딥니까?"

입 무거운 사수가 먼저 물었다.

"아직 몰라. 하여간 인간들이 치사해. 약점을 들춰서 징계를 먹이고."

약점은 뭔데.

호기심을 담아 눈빛을 발사하자.

"뭐, 시발, 뭘 꼬나봐."

팀장이 반응했다. 나중에 사수한테 슬쩍 물어봐야겠다.

대답해 주려나?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지.

"어딜 갑니까?"

이제 슬슬 적응해서 나도 곧잘 물을 건 묻곤 했다.

한 사람 몫을 한다는 건 이미 증명했고.

수습 사원이라도 일은 해야 하는 거니까.

외부 보안 3팀은 현장 요원이 중점인 팀이니, 결론적으로 말하면 작전이나 미션에 참여하는 게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막 그 일이 들어온 거고.

"공항 가서 인간탐지기 좀 하고 와."

팀장이 말했다.

"뭘 해요?"

"거기 가면 인간 탐지견도 몇 마리 있을 거다."

염병, 알아듣게 좀 말해라.

"다른 팀에서 지원 나온다냐?"

날 무시한 채 팀장이 팬더 대리에게 물었다.

"그 친구가 간다는데요."

"누구?"

"기남이요."

"우리 기남이?"

나를 두고 잘도 말을 나누는군요. 두 분.

거기에 우리 기남이는 뭡니까.

우리 광익이라고는 한 번도 말한 적 없으면서.

"네, 기남이하고 미호도 보낸답니다."

"엘리트 사이에 반푼이를 끼워서 보내야 하냐? 하긴 원래는 정아 보내면 될걸, 시발. 거지 같네."

네, 듣는 제 기분도 거지 같습니다.

그리고 그 엘리트 둘보다 제가 더 훈련 성적이 좋은데요.

오티 성적 따위 이미 잊은 지 오래여야 정상 아니냐.

겉으로 보면 정기남은 더럽게 예민한, 아직도 제 감각을 다 컨트롤하지 못하는 반푼이인데, 다들 그 새끼는 특별 취급이란 말이지.

"신입만 갑니까?"

사수가 물었다.

"잔챙이 잡는 일이야. 우리는 보조로 가는 거다."

팀장이 답했다.

이제 진짜 무슨 일인지 들어야 했다.

"설명해 줘."

팬더 대리가 사수에게 말했고.

"대리님께 들으면 안 됩니까?"

난 훌륭한 청자였지만, 작전 브리핑은 어지간하면 정상인에게 듣고 싶다.

사수도 말하는 것만 보면 정상은 아니라고.

설명을 더럽게 못 한다.

피티 발표시키면 팀원 전부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능력의 소유자다.

"그러든가."

팬더 대리랑도 그동안 꽤 친해졌다.

그가 브리핑을 해 줬고.

난 왜 팀장이 나한테 인간탐지기나 하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불멸의 감각은 특별하다. 거기에 직감과 육감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반은 점쟁이 수준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수상하다고 하면 정말 수상한 사람이 잡히는 거다.

물론 이게 완벽한 건 아니다.

그래도 꽤 확률 높은 수상한 인간탐지기가 될 수 있었다.

"잡아야 할 놈은 얘. 변신의 귀재. 초능 특수종."

그러니까 초능력자.

가진 능력은 쉐이프쉬프터.

우리나라에서는 형태변환능력이라 불리는 거다.

자신이 기억하는 어떤 모습으로도 변할 수 있기에 도망 다니며 스파이짓 하기에는 최적의 능력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어떤 능력도 완벽할 순 없다.

특수종이 나온 지 긴 세월이 지났고, 과학과 편집증적인 집요함은 모든 능력의 약점을 찾아냈다.

동공의 색, 머리카락, 외모 모든 게 변하지만, 형태변환도 냄새를 지울 순 없다.

"아, 그래서 탐지견이 오는군요."

"진짜 개가 온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아닙니까?"

"엑스큐라시 산하 국내 업체에서 변신족 보낸다는 거야, 여기만큼은 또 그 애들이 최고잖아."

팬더 대리가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후각은 변신족이 최고라는 소리다.

이 양반도 살 조금 빼면 기가 막힌 미모일 텐데.

살을 안 뺀다.

오티 때 만났던 푸름이가 생각난다. 요새 다이어트는 잘하고 있나 몰라.

"그래서 제가 할 일은?"

"병풍처럼 서 있다가 네 어설픈 감각에도 수상한 놈이 걸리면 넌지시 얘기해 주는 거."

...꼭 내가 가야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일을 굳이?"

제가 가야 합니까? 홀로 웨이브 블랙홀을 막은 신성이? 화림의 다크호스가?

"최소 불멸에서 세 명을 요청했고, 이 일로 돌릴 인력 따윈 없다. 그래서 신입 셋만 가는 거고 인솔자로 분석팀 대리가 따라가긴 하지만 그 작자한테 뭘 기대하진 말고."

팬더 대리가 말했다.

브리핑 이외 필요한 정보다.

"네."

대리는 별일 아니라고 했다.

1년에도 몇 번은 쉬이 일어나는 요청 건이라고.

불멸과 변신을 그저 센서로만 생각하는 애들도 있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수상한 놈을 말해 주면 땡이다.

그럼 잡는 건 그쪽 인력이 한단다.

그쪽 인력은 경찰 직속의 특수종 부대로.

초능력자로 이뤄진 부대란다.

국가 소속 초능 부대라고 하니까.

왜 파워레인저가 생각이 나냐.

근데 그런 일에 왜 정기남과 우미호는 따라올까.

그 의문을 꺼내어 물으니.

"이 건은 정확히 정기남 같은 애를 요청한 거고, 너는 그러니까 표면적으로는 불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경호원? 그런 거지."

회사에서 이전 내 전투 능력을 높게 사긴 했나 보다.

그 기남이 새끼를 호위하라고 날 붙인 걸 보니까.

아, 기분 엿 같네. 이상하게 기분이 안 좋네. 아무래도 내일 반성문은 더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해야겠다.

화풀이할 곳이 필요했다.

"야, 우리 기남이 잘 지켜라."

팀장이 말했다.

네, 너희 기남이 방심하면 뒤통수를 후리고 오겠습니다. 시발 팀장님.

내일 반성문 기대하시고.

35. 예민함 (1)

"이 새끼가, 너 이게 재밌지? 앙? 나 놀리냐?"

다음 날, 팀장이 반성문을 들고 말했다.

"네?"

난 처음 듣는 얘기라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훌륭한 연기력이었다.

"봐, 저거 나 놀리잖아."

팀장이 말했다. 팬더 대리와 사수는 답하지 않았다.

눈치는 더럽게 빨라요. 어떻게 나흘이나 돼서 자기를 놀린다는 걸 깨닫는 거지.

"오냐, 오늘 날 잡자."

평소와 같이 팀장과의 교육 대련이 시작됐고.

난 팀장이 쓰는 몇 가지 기술을 더 훔쳐 배웠다.

오후에는 분석팀 대리 호출로 4층으로 향했다.

회의실을 빌려서 그곳에서 정식 브리핑을 들을 시간이었다.

"얼굴이 왜 그러냐?"

보자마자 대리가 물었다.

한쪽 눈이 퉁퉁 부은 채니, 저리 물을 만도 하지.

"이중봉 팀장님과 수담을 나누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그래, 너 외보 3팀이지."

네, 제가 바로 그 외부 보안 3팀의 신성, 다크호스, 샌드백, 동네북 유광익입니다.

염병, 언젠가 팀장의 뒤통수를 까고 말 거야.

내가 먼저 왔고 다음으로 우미호가 왔다.

"넌 정말 아둔해."

오자마자 날 칭찬하는 말을 듣자니, 새삼 이 친구의 성격을 되새기게 된다.

이런 개나리가.

다음은 기남이였다. 너희 기남이가 왔다.

"신입 사원 정기남입니다."

"그래, 알지."

생긋 웃은 분석팀 대리는 모니터를 켰다.

"대강 상황은 알 거야. 우리는 현장에서 초능 무기 전술팀과 합류할 거고, 그 팀의 보조를 맡는다."

팬더 대리는 능력이 없다고 했지만, 분석팀 대리는 훌륭한 화자였다.

요즘 또라이 팀장 또는 말 짧은 사수와 지내다가 정상인을 보니 눈과 귀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남이가 내부로 들어갈 거고, 너희 둘은 입구 쪽에서 대기할 거다."

내가 손을 들었다.

"응?"

"왜 기남이만 들어갑니까?"

"기남이?"

정기남이 내 말에 반응했다.

"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라."

"그럼 동기끼리 뭐라고 부르냐?"

내가 답했다.

"동기?"

너랑 내가? 눈썹 씰룩이고 표정만으로 그리 말하니, 주먹이 운다.

한 대 후려치고 싶네, 새끼.

"대리님도 호칭 똑바로 부탁드립니다."

와, 염병 개나리 새끼.

아버지 정말 이런 새끼도 동기니까 사랑해야 할까요? 주먹으로 사랑을 전하고 싶네요.

"...어, 그래, 그쪽에서 요청한 건 뛰어난 감각의 불멸이니까 정기남 사원만 들어가는 거지."

대리님, 왜 이렇게 순둥이십니까.

저 싹수 노오오란 신입 사원에게 당장 '네 이놈! 이 싸가지없는 놈!'하고 뺨을 갈기셨어야죠.

저희 팀장님 반만 닮으셨다면 지금 저 새끼의 손모가지를 부러뜨리셨을 텐데.

대리님은 넉살 좋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둥, 분위기를 몰아갔다.

근데 뛰어난 감각의 불멸? 이 새끼는 그냥 예민 보스 아니었습니까.

"작전에 이의 있으면 말해, 근데 어지간하면 바꾸는 거 없다. 어차피 우리는 보조로만 가는 거고 전투 쪽에 관여할 일은 없으니까."

"네,"

나라도 얌전히 대답해 주자.

우미호가 눈썹을 씰룩였다.

"인력 낭비입니다. 이런 일에 불멸이 넷이나 가는 건."

"정확히는 진짜 불멸 하나와 쭉정이 셋이겠지."

기남이 중얼거렸다.

다 들려, 이 미친 새끼야.

그리고 쭉정이 셋? 너 지금 대리님도 포함한 건 알고 하는 말이냐?

"...너희 사이 안 좋니?"

대리는 제 욕을 들었음에도 팀워크를 걱정해 말했다.

그래, 나한테는 그렇게 들렸다.

일을 하려면 사이가 좋진 않아도 손발은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는 그런 느낌의 의문이다.

이 대리님, 성격이 좋은 걸 넘어서 너무 물렁물렁한데.

요즘 하도 거친 사람만 봐서 내가 이상해진 건가, 아니다. 그냥 물렁하다.

"일은 일이다. 정신 차리고."

대리가 말했다. 그 말투조차도 부드러웠다.

"브리핑은 그게 전부입니까?"

기남이 물었다.

"응. 그렇지."

간단한 내용이긴 했다. 정기남은 안으로 나랑 우미호는 밖.

그리고 분석팀 대리님은 외부 상황실에서 통신 전달 및 전체 상황 파악.

위치 선정과 할 일이 정해졌다.

나랑 우미호가 할 일은 혹시나 생기는 특별한 상황을 대비한 스페어였다.

"그럼 전 먼저."

기남이 일어나 나갔다.

나가는 그를 보고 우미호가 말했다.

"작전 지휘관이시라면 더 중심을 잡아 주셔야 합니다. 그게 효율적입니다."

"어, 그래."

"브리핑이 끝났으면 저도 가 보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우미호가 말하고 나갔다.

둘만 달랑 남았다. 난 상대를 위해 조심히 입을 열었다.

"정기남 저 새끼가 좀 그렇죠? 동기라서 죄송합니다. 우미호는 네, 압니다. 부끄럽네요."

"어쩔 수 없지. 난 혼혈이니까. 여긴 또 능력 우선이니까. 난 불멸 쪽 피가 좀 옅거든."

불멸특수대는 애초에 불멸 중에서도 거르고 거른 이들만 들어오는 곳이다.

고등학교로 치면 상위 몇 %만 가는 과학고요. 대학으로 치면 카이스트 같은 곳인데.

일단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능력을 증명한 거 아닌가.

물론 이 안에서도 경쟁은 있다.

안다. 그리고 일찌감치 진급과 기타 여러 가지를 포기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수긍했고 일어났다. 어쨌든, 일은 일이니까.

일만 잘하자.

"내일 뵙겠습니다."

난 바르게 인사하고 나섰다.

"쉬운 작전이라고 해서 작은 낌새도 무시하지 말고, 에, 음, 더 해 줄 말은 없네."

네, 조언 감사.

그나마 난 좋게 봤는지 그가 웃었다.

강아지상의 대리는 웃는 얼굴이 참 매력적이었다.

느낌으로 보자면 연상 킬러.

누나들이 보면 환장할 그런 얼굴이다.

다음 날, 우리는 인천 공항 앞에서 만났다. 아예 출근을 이쪽으로 했다.

공식 외근 두 번째, 작전 참여 두 번째다.

대형 관광버스가 외부 상황실이었고.

일에 관련된 초능 전문 특수팀, 줄여 말해서 PWAT 팀을 만났다.

SWAT에서 파생된 초능을 지닌 경찰 특공대였다.

팀장은 잘 빠진 여자였다.

외모는 불멸자에게 익숙해진 나에게는 그냥 평범한 정도고.

일반인이 보기에 한 번쯤은 되돌아볼 그런 얼굴이었다.

"불특대 베타 팀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코드는 베타.

순서대로 베타 영, 하나, 둘, 셋이었다.

"네, 반갑습니다. 필요한 일은 전부 숙지하셨죠? 돌발 행동은 삼가시길 부탁드리고 한 분은 안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네, 준비는 끝났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얼굴로 수수하게 말하는 대리와 딱딱하게 할 말만 하는 상대 팀장이다.

각자 자리를 찾아갔다. 난 우미호와 게이트 5번 입구 앞에서 대기했다.

안쪽 유리로 정기남과 몇 사람이 보였다.

그럼 일단 통신 수신 상태부터 확인하고.

"베타 셋, 수신."

귀 옆에 붙이는 작은 통신기를 통해 말하자, 상대의 답신이 왔다.

"베타 하나, 방해되지 않게 비킬 것."

정기남이 답했다. 저 새끼는 인성에 문제 있다. 확실해.

아니면 어디서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웅변 학원이라도 나왔을 거다.

"베타 제로, 확인."

베타 셋은 이번 작전 내 코드명.

베타 하나는 정기남.

베타 제로는 분석팀 대리였다.

당연히 베타 둘은.

"앞쪽 거수자 둘."

우미호다. 그녀가 앞을 보고 말했다.

무테안경에 정장 차림, 넥타이까지 맨 마른 남자와 비슷한 차림의 더벅머리의 남자다.

겉으로 보면 수수한 회사원 같았다.

아니, 겉으로만 그리 보였다.

뭐야, 이 새끼.

불멸의 감각이 상대를 감지했다. 흰 와이셔츠와 각 잡힌 정장 바지 안쪽, 탄탄함을 넘어서 단단함이 느껴지는 근육의 소유자다.

잘 포장된 폭탄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리얼 가드에서 왔습니다. 조금 늦었네요."

둘이 다가와 말했다. 내가 상대를 알아보듯 상대도 우리를 알아봤다.

아군이다. 그것도 어머니와 같은 일족, 변신족이었다.

리얼 가드는 엑스큐라시 휘하, 미국에 본사가 있는 경호업체의 이름이었고.

"네, 불특대 베타팀입니다."

내가 말하자, 무테안경의 남자가 눈웃음을 보인다.

"네."

둘이 말하고 우리를 스치듯 들어갔다.

저 둘이 이번 작전에 투입된, 형태변환 초능 특수종을 잡을 탐지견이었다.

"생긴 건 멀쩡하네."

"그런 거에 신경 쓸 바에 지나가는 사람이나 하나 더 보는 게 좋아."

혼잣말에 우미호가 답했다.

그래, 일하자. 일.

내가 너나 기남이랑 무슨 말을 하겠니.

착하고 똑똑하고 잘생긴 내가 참자.

누군가를 잡기 위해 기다린다는 건 참 지루한 일이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이다.

그것도 초겨울에 밖에서 찬 바람 맞으며 마냥 기다리는 거다.

캐리어를 끌고 가는 이십 대 여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떠나는 커플.

중년 남자, 회사원으로 보이는 사람, 때에 어울리지 않게 화사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남자.

짐도 없이 급히 움직이는 사람.

셔츠 한 장만 입고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

저 사람은 여행사 직원이다.

아까부터 항공사 카운터랑 공항 안에 있는 여행사 부스를 오가더라.

의심 가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면 내 감각에 걸리지 않거나.

그나저나 정기남은 뭐 얼마나 대단하기에 저 안에서 저러고 있는 걸까.

여행사 부스를 가장한 곳에 앉은 채로 멍하니 앉은 놈이 보였다.

모자에 선글라스 끼고 있는데도 눈썰미 좋은 여자 몇이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간다.

그래, 모자와 선글라스로 가렸어도 저 미모는 어디 안 가지.

우미호와 나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면밀히 말하면 우미호 쪽이 좀 골치였고.

"저기, 혹시 연락처 좀."

우리도 적당히 야구 점퍼에 모자 쓰고 우미호는 마스크까지 했는데도 벌써 다섯 번째 연락처 사냥꾼이 나타났다.

야, 주겠냐?

거울에게 물어봐라. 거울아, 거울아, 내 얼굴이 헌팅에 적합하니?

거울에서 주먹이 튀어나와 면상을 후려치겠네.

"결혼했습니다."

그런 시도를 우미호는 확실하게 거절했다.

유부녀 드립.

"애 있습니다."

엄마 드립.

"저 남자입니다."

트랜스 드립까지.

"에이, 그러지 말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놈이 있었다.

그런 놈은 내가 나섰다.

"뭐야? 누군데?"

남친인 척 사기다.

나도 딱히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귀찮은 똥파리는 치워야 할 거 아닌가.

"아, 죄송합니다."

아무리 질긴 놈이라도 내가 나타나면 다 튀었다.

내가 또 잘생기기만 한 게 아니라 옷 위로 드러날 정도로 탄탄한 근육의 소유자 아닌가.

변신과 불멸의 혼혈이 준 튼튼한 육체는 겉으로 보기에도 참 단단해 보인다.

어딜, 감히 내 여자한테.

연기를 실감 나게 하려고 나 스스로 최면까지 걸었다.

"과해."

우미호가 그런 날 향해 핀잔을 줬다.

"내가 뭐든 최선을 다하는 타입이라."

대답하고 상황을 살피는 중이다.

감각을 확장한 채로, 주변에 흐르는 소리, 직감의 경고를 기다리는데.

"베타 하나, 확인 요망, 남색 셔츠, 연 청바지 삼십 대 초반 추정의 남자."

정기남이 말했다.

남자?

브리핑받을 때 찾을 상대는 여자라고 했었는데.

하긴 상대는 쉐이프쉬프터, 형태변환자다.

불특대 채널에서 말한 거지만, 곧 외부 상황실, 관광버스에 있는 대리가 전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공항 곳곳에 숨어 있는, 아까부터 특이한 인간을 찾는데, 혈안이 된 내 감각을 방해한 이들이 움직였다.

깍두기 아저씨 같은 남자와 날렵해 보이는 트레이닝복의 여자, 그 외에도 정장 차림의 남자 하나.

셋이 끝이 아니다.

곳곳에 자리 잡은 PWAT를 지원하러 온 일반인 코스프레 중인 특공대도 나섰다.

형태변환자는 기본적으로 전투 능력이 떨어진다.

변신은 전투로 쓸 초능력이 아니니까.

난 정기남이 지목한 놈을 찾았고 살폈다.

뭐가 다르지?

내가 보기에는 이제까지 지나간 놈들과 다르지 않다.

"리얼 가드 쪽에서 교차 확인했다. 80% 이상이다. PWAT 쪽에서 제압할 거다. 우리는 지켜만 본다."

통신을 들으면서도 난 정기남과 내 차이를 찾기 바빴다.

뭘 보고 저쪽이 문제라고 생각했을까.

내가 보기에는 그게 그건데.

"정기남이 왜 특별 대우를 받는지 몰라?"

내가 고민하는 모습이 느껴졌는지 우미호가 말했다.

36. 예민함 (2)

"몰라."

대충 답하는데 그녀가 답을 줬다.

"그 예민함 때문이야."

예민함? 불멸은 전부 예민하다.

정기남은 그중에서도 특별나게 예민한 편이지.

그래서 뭐? 예민 보스라고 특별 취급한다고?

그건 아니지.

회사가 무슨 자선단체도 아니고 필요하니까 특별 대우다.

혼혈과 비교할 수 없고 순혈 중에서도 특별하다 취급을 받으며.

우리 팀장에게는 우리 기남이라고 불리는 새끼다.

원인이 있으니 결과가 있고 이유가 있으니까 현재가 있는 거다.

눈에 보이는 현실도 그렇다.

나는 밖에 있고 저 새끼는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예민함이라고 한다.

그럼 그 예민함이 무슨 차이를 불러올까?

그게 이유가 되겠지. 특별 대우의 이유.

난 예민한 개나리가 택한 놈을 주시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놈도 이상한 걸 느꼈는지, 곧 걸음을 멈췄다.

예민함, 예민함, 같은 생각에 몰두했다.

나와 저 개나리와의 차이, 우미호와 개나리의 차이, 오티 때도 계속 잠을 못 자던 정기남.

그 예민함이 주는 건?

고민은 길지 않았다.

꽉 막힌 벽을 허무는 기분과 벽 너머의 사실과 진실이 보였다.

예민하다는 건 뭔가, 자극에 대한 반응, 느끼는 능력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고로 그건 감각의 확장을 말한다.

기척 죽이기와 기척 속이기 같은 불멸의 비전을 배울 때 다른 이들이 한 달 걸릴 걸, 기남은 며칠이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감각을 통해 느끼는 농도가 다르니까.

그에게는 물이 다 같은 물이 아니고.

돌이라고 다 같은 돌이 아니다.

모든 것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순혈, 그중에서도 명문이라 불리는 불멸의 힘 중 하나.

그 힘이 그런 것이다.

"아들, 불멸의 힘이 강하다는 건 엄청 예민하다는 거다. 보통 그런 애들은 성격이 지랄맞지. 우리 아들은 안 그래서 다행이다."

아버지가 지나치며 한 말이 떠올랐다. 그때 아버지는 안도하면서도 아쉬워했다.

왜? 안도는 그렇다고 해도 아쉬움은 왜 가졌나.

과외 선생을 통해 내 재능을 들었을 때 아버지는 기뻐하셨다.

불멸의 피가 제대로 이어졌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이유를 알았다.

아버지가 가진 불멸, 순혈의 힘 중 일부가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아신 거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기척 죽이기와 기척 속이기 둘 다 난 참 쉽게 배웠단 말이다.

즉, 난 감각을 조절하고 확장하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머릿속에 벼락이 친다거나 대단한 걸 발견했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본래 알고 있었지만, 의식하지 않았을 뿐이다.

시력 교정 수술을 하고서 자기도 모르게 안경을 의식하듯 콧잔등에 손을 올리는 것처럼.

이미 알았지만, 새삼 깨달았다.

저거 나도 가능하다.

방금 정기남이 보인 예민함, 저걸 그대로 가져올 순 없지만, 임의로 흉내는 낼 수 있었다.

배운 것과 몸에 숨은 힘이 교차하며 내 피에 각인된 불멸의 힘이 말했다.

정기남과 나와의 차이를 인지하게 했다.

정기남의 예민함을 대신할 특화된 감각, 집중력을 높여 해결한다.

불멸의 감각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걸 보게 하고 듣지 못하는 걸 듣게 하며 느끼지 못하는 걸 느끼게 한다.

그럼 그 불멸 중에서도 특별히 예민한 새끼라면?

혼혈이나 일반 순혈이 느끼지 못하는 걸 볼 수도 있겠지.

정기남이 한 일은 그거였다.

그와 동시다. 난 알았고 느꼈고, 이해했다.

구조를 이해한 순간, 나도 할 수 있었기에 곧바로 시도했고 적용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가 감각을 헤집었다.

이건 아니고, 이렇게 하면 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집중한다.

세밀함을 파고든다. 예민함을 받아들인다.

아니, 난 예민함이 아니라 감각의 확장이자, 보는 모든 것을 주시하는 집중력이다.

평소에 의식하며 보지 않았지만, 의식을 뿌려서 스스로 만든 가상의 예민함이다.

그 모든 과정이 한 번에 이뤄졌다.

어떤 문제든 처음 보는 문제는 어렵다.

하지만 해결하고 나면.

답안지를 보고 나면.

그 구조와 과정이 쉽게 느껴지는 법이었다.

나도 그랬다.

더 집중하고 더 예민하게 깨우면 될 것을.

이미지를 떠올렸다.

숫돌에 수없이 날을 세우는 칼날을 연상했고 그 칼날을 사방에 뿌린다.

칼날이 정기남이 집은 놈을 찔렀을 때, 나도 알 수 있었다.

저 작자가 왜 다른지.

몸짓, 손짓, 걸음 모든 것을 본 뒤에 느껴지는 직감 한 자락.

저자는 이곳에 돌아다니는 일반 사람과 다르다.

이유는 모른다. 직감이 그리 말한다. 육감과 직감의 영역이다.

수없이 지나치는 사람 중에서 유일하게 홀로 다르다.

굳이 비슷한 사람을 찾자면 PWAT에서 나온 이들과 같다.

그러므로 초능력자.

그렇게 사방으로 칼날을 뿌린 사이.

내 불멸 레이더에 뭔가가 더 걸려들었다.

"음."

나도 모르게 짧은 신음을 흘렸다.

이게 진짜고 틀린 게 아니라면.

주저는 없었다.

"베타 셋, 상대 하나인 거 맞습니까?"

인이어 무전기를 통해 내가 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