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화. 너의 고향을 치겠다
봉주 군영에는 1만여 명의 군사가 주둔하고 있었다.
격파 장군은 이날 저녁 악몽을 꾸었다. 꿈이 어찌나 생생한지 너무 놀라 잠에서 깨는 바람에 그는 자신의 막사 밖으로 나왔다.
부장(*副將: 장수를 보좌하는 대장 다음의 벼슬)이 보초를 서다가 격파가 한밤중에 밖으로 나온 것을 보고는 이렇게 물었다.
“장군, 무슨 일이십니까?”
격파는 성격이 난폭하고 직설적이라 씩씩대며 이렇게 말했다.
“악몽을 꾸는 바람에 잠을 한숨도 이룰 수가 없어서 나와 보았다. 아무 일 없겠지?”
부장군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 일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맞은편은 우리 대구국 주력 부대가 있고 왕께서 직접 진두 지휘를 하고 계시니 이곳은 밤마다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격파는 돌격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대원수 오연륵이 자신을 후방에 배치한 것 때문에 마음이 꺼림칙한 상태였다. 그런데 부장이 이렇게 하는 말을 들으니 자신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웃기는군. 여기는 바람과 파도가 잔잔한 편이니 이상한 짓 하지 말고 가만있거라. 군법을 위반한 자는 이 몸께서 그자의 목을 칠 것이다. 너도 마찬가지야.”
부장이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
“장군, 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제 말은 좀 억울하다는 거지요. 대주국 쪽에서 싸우는 게 우리 순서가 아닌데 이번에 저희보고 지키라고 하시니 평소에 훈련한 것이 다 헛수고가 되게 생겼습니다.”
“그러게나 말이다. 이 몸도 귀찮구나. 전방에서 연이어 이겼어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공로는 없고 오히려 밥만 축내는 사람들이 되었으니 말이야. 오연륵, 그 젖비린내나는 녀석은 내가 성격이 안 좋고 전장에서 죽기 살기로 싸울 줄만 안다고 하더라고. 젠장, 전투에서 죽어라 덤비지 않으면 어디 가서 필사적으로 덤비라는 건지.”
격파는 불만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전장에서의 용맹함을 본인이 스스로 나서서 인정하고 있었다.
“보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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