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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화. 대전전야(大戰前夜) (1)

605화. 대전전야(大戰前夜) (1)

정구는 한편으로는 똘마니들과 상대하며 한편으로는 이렇게 외쳤다.

“대장, 방금 그 검 실력은 취어가 비웃겠어. 힘도 전혀 안 들어가 있고 말이지. 요즘 밥을 배불리 못 먹어서 그런 거야?”

찬진이 이렇게 대답했다.

“기분이 별로라 정말로 밥을 제대로 못 먹었어. 너 건량 좀 갖고 있나?”

정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광활한 벌판처럼 눈앞의 장애물들을 쓸어버리며 이렇게 말했다.

“너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내 일까지 뺏으려고? 얼른 썩 꺼져, 내가 할 거야.”

취어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유머 정신은 이들이 이어받고 있었다.

격파는 이들의 스타일을 모르기에 상대방이 자신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있다 여기고는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며 이렇게 말했다.

“제기랄. 네놈들 둘 다 서두를 필요 없다. 내가 먼저 이놈부터 해치운 다음 얼굴에 흉터 있는 네놈 목숨까지 거두어 줄 테니.”

정구는 얼굴을 다쳤을 때 취어가 그에게 충고하던 때의 모습이 순간 떠올라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너 이 자식 제기랄이라고 하지 마! 그 욕은 내 형제 전용이라고!”

검 꽃 몇 송이가 수 명의 가슴을 관통했다.

“대장, 넌 동작이 너무 느리니까 저자는 내가 해결할게.”

찬진도 양보하지 않았다. 정구와 검을 합쳐 쌍검으로 흠잡을 데 없는 호흡을 보여주었다.

불쌍한 격파는 찬진을 상대하는 것도 꽤 버거웠는데 어디 두 무림 고수를 당해낼 재간이 있겠는가. 한 초식 반만 겨우 막은 격파에게는 더 막아낼 힘이 없었다. 그의 몸은 마치 도마 위에 올려진 고깃덩이처럼 이쪽에서 칼로 긁히고 저쪽에서 구멍이 났다.

마치 사전에 상의를 마친 것처럼 찬진과 정구는 서둘러 격파의 목숨을 취하지 않았다. 마치 바람개비처럼 앞뒤로 협공했고 빛이 한줄기 번뜩일 때마다 핏자국이 생기면서 격파는 꽥꽥 비명을 질러댔다.

“제기랄, 너희들 나를 살려두지 마라. 안 그러면 이 몸께서 반드시 네놈들의 가죽을 벗겨서 네놈들을 먹어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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