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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3화. 한 무리의 시녀들

583화. 한 무리의 시녀들

묵자는 백하의 머리 큰 딸아이를 안아주고 있었는데, 그녀들의 수다를 들으며 한마디 한마디로 완성된 화면을 보충해 가다 보니 이런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자들의 모임이 너무나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자는 비록 집안 여자들의 암투는 싫어하지만 뒷담화는 무척 좋아했다. 여인들이 고생을 많이 할수록 원한도 깊기에 자주 말로 불만을 쏟아내 주어야 심리적인 부담을 해소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었다.

“고부 문제는 해결이 쉬운 편이야. 첩을 보내는 문제도 우리는 분가해서 따로 지내니까, 내가 허락지 않으면 누가 감히 내 집에 첩을 들이겠어. 우리 친정이야말로 문제야. 아버지가 위독한데 계모는 하루가 멀다고 은자 타령만 해. 아무리 좋은 의원과 좋은 약을 보내도 고맙게 받지도 않고 말이야. 구씨 집안의 상점은 계속 손해만 보고 문을 닫았고, 소작료는 연말이 안 되어 못 받고 있어. 그 많은 가업이 순식간에 망해버렸다고. 참 나, 내가 어제 돌아왔잖아. 밤에 날 찾아와서는 글쎄 또 뭘 하려고 했는지 아니?”

구수운의 그 고양이 같은 두 눈이 묵자에게 향했다.

묵자가 눈치채고는 이렇게 물었다.

“설마 홍유를 어쩌자고 한 건 아니겠지?”

구수운이 손뼉을 탁 치며 말했다.

“과연 날 제일 잘 아는 애는 너야. 아마 아버지가 말실수한 것 같아. 거기다가 큰돈을 번다는 얘기를 들었는지 나한테 조상의 업이니 돌려달라고 생떼를 쓰더라고. 내가 팔았다고 하니까 날 잡아먹을 듯 기어오르며 불효녀라고 하더라. 한밤중까지 난리를 피워대는 바람에 소영이 화가 나서 사람들을 다 쫓아 보냈잖아. 웃겨 죽는 줄 알았지 뭐니.”

묵자는 속으로 은근 기뻤다. 홍유 때문이 아니라 구수운 부부의 화목함 때문이었다.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이 혼사가 성사될 수 있었던 것에는 묵자가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는 점이다. 그 사이 자신이 구수운의 일생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번민을 했던가.

“아버님 병세는 좋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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