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화. 꿍꿍이
“또 한 가지, 확실하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묵자는 진랑이 공주가 시집올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쓸쓸한 표정을 눈치채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공주가 너와 같이 한 지아비를 모셔도 된다고 허락하면 넌 여기 남을 거야?”
진랑이 갑자기 눈을 들더니 입술을 열려다 다시 다물고는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럼 다시 물을게. 만약 왕씨 집안과 대구가 결탁해서 황제에게 가산을 몰수당하고 그 죄를 추궁당한다면, 왕정이 그 상황을 몰랐다고 쳐도 유배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민으로 강등되는 운명도 피할 수 없을 거야. 그때 공주도 없고 그의 옆에 남아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넌 그 사람을 따를 거야, 아니면 너만의 길을 갈 거야?”
묵자는 진랑의 애정 문제에 관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묵자는 그녀의 진짜 생각을 이해해야만 어떻게 할지 결정할 수 있었다.
진랑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곤혹스러워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면 머리가 무척 복잡한 것이 분명했다.
“잘 생각해봐. 답이 나오면 나한테 말해주고.”
주변 여자들의 서로 다른 사랑 방식을 본 묵자는 굳건하게 제 뜻을 견지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막수의 단호한 결별, 교낭의 광적인 사랑, 향향의 운명에 수긍하는 사랑, 위씨 가문 여섯째의 참고 인내하는 사랑까지.
주변인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어떤 게 맞고 틀린지 판단할 수도 없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사랑하게 된 다음부터는 서로 다른 결말을 받아들일 뿐, 후회도 원망도 하지 않는다. 마치 진랑이 여걸연맹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일부다처에 비할 수 없는 반감을 지녔음에도 왕정을 만난 후에는 자신의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자신을 바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진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묵자는 국화연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왕 횡포를 부리는 거면 확실히 해야 했다. 묵자는 소의와 찬진을 데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성큼성큼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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