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화. 춘리(春梨)의 요절 (1)
묵자의 일 처리는 무척이나 빨랐다. 그날 묵자는 바로 소람과 묘씨를 데리고 좌 노부인을 만나러 갔다.
과연 묵자가 하나 더 준비해간 묘책은 쓸모가 있었다. 소람이 뵙기를 청했을 때 좌 노부인은 그와의 인연은 다했노라며 거절했다. 결국 묵자와 묘씨가 찬진과 정구의 경공을 빌어 담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좌 노부인이 옛날에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마주하자 어떻게 감격하고 감개무량해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좌 노부인은 아들에게 속아 묘씨를 첩으로 보내는 것을 허락한 것을 줄곧 양심에 걸려 했었다. 이제야 결국 그것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며 그녀는 도와주겠노라며 허락했다. 그녀는 친필로 편지 한 통을 써주고 이와 더불어 예전에 좌우가 어머니께 효도의 의미로 바친 금비녀를 묵자에게 주었다.
그날 밤, 묵자는 좌우의 저택에서 춘리연(春梨宴)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바로 지금이다.’라고 생각했다.
* * *
비단 마차를 타고 배꽃이 휘날릴 때 시집을 가니
봄제비가 물 위를 스치듯 날아가네.
사희(四喜)문양(*중국 전통 문양으로 결혼식에 주로 사용)에
눈물이 맺혔지만 얕은 파도는 흔적을 남기지 않네.
좌우의 저택 대문 앞, 명첩을 넣고 묵자는 마차 안에서 조용히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귓가에 간간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멜로디는 아름다웠으나 노래를 부르는 여자는 그다지 즐겁지 않았는지 혼인을 축하하는 노래임에도 기쁜 느낌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노래하는 사람이 슬픈지 기쁜지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마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드나들며 오는 손님들의 정취는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한 집사 차림의 남자가 뛰어왔다. 말 위에 앉아 있는 소유의 풍모에 겁을 먹은 것인지 좌 노부인의 편지가 유용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행동거지와 말투가 무척이나 공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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