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화. 보답받으러 왔소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는 어떤 사람이 트집을 잡으려는 것인 줄 알고 눈을 부라리려다가 묵자를 보더니, 늑대 같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제 동생이 급히 약을 좀 사려다 보니 그쪽 가시는 길을 막았네요. 절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닙니다.”
묵자는 수염 덥수룩한 사내의 음흉한 눈을 보고도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별것도 아니고만. 만약 이 양반이 날 가로막지 않았다면 나도 아가씨의 이렇게 꽃과 달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못 봤을 테니 말이야. 아가씨 어디가 안 좋은지 모르지만 내가 대신 좀 봐주는 게 어떨까?”
그는 말을 하면서 급기야 손을 뻗어 묵자의 얼굴을 붙잡았다.
모든 사람이 달려들려고 할 때 묵자가 몇 마디 말을 건넸다.
그것은 대구국 말이었다.
순간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의 낯빛이 변했지만 의심스럽다는 눈빛이었다.
묵자가 품속에서 비단 주머니 하나를 꺼내어 고리를 열고는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에게 주머니 안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덥수룩한 수염의 사내가 즉각 한쪽 무릎을 꿇고는 연달아 몇 마디를 하면서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하더니만 문을 열고 달아나버렸다.
“당신, 뭐라고 했길래 저 사람이 도망치듯 가는 겁니까?”
정구가 물었다.
“난 단격(端格) 가문 사람인데 오라버니를 따라서 여기 놀러 온 것이라고 했지요. 나한테 이렇게 불경스럽게 행동을 하니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이 모욕을 씻어내려면 오라버니한테 목을 가져오라고 해야겠다고 말이죠.”
묵자가 비단 주머니를 다시 챙겨 넣으며 말했다.
“그자가 못 믿길래 봉황석을 보여준 거예요. 자색 봉황석은 크면 클수록 귀하지요. 비둘기알보다 큰 것은 황족만 지닐 수 있고요. 다른 귀족들은 황제께서 하사했다더라도 보배처럼 잘 간수할 수밖에 없어서, 이렇게 자신의 높은 신분을 증명하는 데 사용하기란 쉽지 않아요.”
“궁금한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위가가 얼른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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