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화. 사릉고홍과 설진의 혈전, 사릉고홍의 승리 (3)
지금 주모님께선 분명 이쪽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체를 주모님께 보이게 되는 거였다.
설진은 이런 흉측한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말없이 그 생각을 지워 버렸다.
그렇게 되면 그는 죽을 것이다.
사릉고홍은 한마디 말과 함께 그 자리에서 바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당염원이 있는 별채 안이었다.
“어째서 깼소?”
사릉고홍이 침상의 가장자리에 앉아 당염원을 가볍게 부축해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리고 한 손에 경액이 담긴 유리잔을 들고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오늘 온천에서 너무 소리를 질러 댄 탓에 그녀는 목이 살짝 쉬어 있었다.
마침 당염원은 사릉고홍의 이런 다정함을 딱 필요로 했다. 당염원은 그의 품에 기댄 채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코를 찡긋거리며 눈앞에 있는 경액의 향기를 맡은 다음 스스로 입을 벌려 사릉고홍이 경액을 먹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천천히 목구멍으로 경액을 넘겼다.
젖먹이 고양이처럼 얌전하고 어리바리한 모습에 사릉고홍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까 두루마리 그림 때문에 단단히 응어리졌던 마음속 울화도 순식간에 날아갔다.
아까 설진이 그렇게 많은 가면을 잃고 검은 옷을 입는 것을 금지당한 일은 사릉고홍의 답답함과 분노를 아주 조금 덜어주었을 뿐이었다. 반면 지금 당염원은 의도치 않은 사소한 행동으로 사릉고홍의 얼굴에 미소를 안겨 주었고, 그의 마음이 더없이 약해지게 했다. 이 뚜렷한 대비만 보아도 그의 편애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당염원이 경액 한 잔을 다 마신 다음 상쾌한 듯 긴 숨을 내뱉자 다시 사릉고홍의 맑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는 손을 뻗어 당염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다음 그녀의 귓가에 느릿하게 속삭였다.
“원아, 좀 나아졌소?”
그의 목소리에 실린 마력은 사람의 긴장된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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