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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화. 그녀의 아들

742화. 그녀의 아들

해가 서산에 기울어져 노을이 질 무렵, 대연 황궁 서남쪽의 외지고 고즈넉하면서도 지저분한 거리를 궁녀 하나가 지나고 있었다. 그녀는 야생 과실 바구니를 들고 숨을 헐떡이며 낡은 침전을 향해 서둘러 가고 있었다.

이곳은 대연 황궁에서 가장 시끌벅적하고 화려했던 장소였으나 이제 거미줄만 칭칭 걸려 있었다.

“태…….”

궁녀는 입구로 다가와 입을 열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내뱉자마자 호칭을 잘 못 선택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말을 바꾸었다.

“삼공…….”

이것도 아닌데.

황궁에서는 자칫 입을 잘못 놀리면 머리와 몸이 각각 다른 곳에 놓이는 처참한 처지가 될 수도 있었다.

궁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상전, 저녁 식사 가져왔어요!”

그러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궁녀는 용기를 내어 문턱을 지나 잡초가 수북이 올라온 앞뜰에 들어섰다. 얼마나 오랫동안 잡초를 제거하지 않았는지 풀이 허리까지 올라왔다. 풀숲에서 무엇인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는데 들고양이인지 쥐인지 알 수 없었다.

궁녀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올해 새로 입궁했는데 장사(掌事) 고고에게 밉보여 이런 곳으로 발령 났고, 폐위된 전태녀의 시중을 들게 되었다.

밖에서 떠도는 소문으로는 국군이 태녀를 소환했다고 했다.

엄밀히 따지면 소환한 것이 맞지만, 태녀가 그리워서 불러들인 것은 아니었다.

태녀는 며칠 전 황릉에서 기습을 당했다.

자객들이 태녀의 다리까지 부러트렸는데 도망갈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고 그랬다는 소문이 돌았다.

태녀는 호수로 뛰어들어 간신히 위험을 벗어났으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다시 깨어난 태녀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극악무도한 자객들은 황릉까지 파괴했다.

고작 폐태녀가 기습을 당한 일로는 국군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황릉을 파괴한 사건은 대연의 용맥에 위협을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국군은 노발대발하며 진상을 조사하겠다면서 태녀를 성도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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