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3화. 강인한 어머니
서봉선은 머뭇거리며 방문을 열고는 웃는 얼굴로 신선하고 시원한 과일을 쟁반에 들고 들어왔다.
“이제 막 깎은 거예요.”
그녀는 과일 쟁반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별일 없으면 저 나갈게요.”
“잠깐만.”
고교가 불러 세우자, 서봉선이 몸을 돌려 아첨하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조금 전의 일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고교가 묻자 고승풍이 의아한 듯 고교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자 서봉선이 다급하게 손을 흔들었다.
“조금 전의 무슨 일이요? 저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요.”
고교가 작은 칼을 뽑아 들었다.
서봉선은 너무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손으로 탁자를 짚었다.
“말할게요. 말하면 되잖아요! 다 말할게요!”
고교는 과일을 한 조각 잘라 들고 이상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응?”
서봉선은 그녀의 칼과 얇게 잘라놓은 과일을 번갈아 보며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 그저 과일을 자르려는 거였어? 날 자르려는 줄 알고.
어차피 들통났으니 숨길 수도 없는 일이었다.
서봉선은 손수건으로 너무 놀라서 흘러나온 식은땀을 닦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잘 듣지 못했습니다. 태자와 태녀 일을 말씀하시는 것 같던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신다면 태자가 먼저 손을 댔다고 생각해요.”
“태자가 그리 멍청한가?”
고교가 물었다.
“태자는 당연히 멍청하지 않지요. 그런데 궁인들이 보지 않았습니까? 태자의 호위무사가 태녀를 다치게 한 것을요.”
서봉선 역시 그 사건은 태자의 신중한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직접 봤으니 소문보다 사실을 믿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고승풍이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긴 채 입을 열었다.
“태녀의 고육계는 아닐까? 일부러 태자에게 손을 대서 태자의 암위가 그녀를 방어한 것이라면?”
노좨주의 화본을 너무 많이 봐서 삼십육계를 유창하게 외울 수 있었고, 뇌리에 박힌 듯 익숙했다.
서봉선이 손수건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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