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화. 실력으로 짓누르다 (1)
마구간에는 흑풍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말이 없었다.
각 서원의 마구간은 다 격리되어 있었고, 문밖에는 호위무사가 지켰다. 그리고 각 서원의 서생은 자신이 속하는 서원의 마구간에만 들어갈 수 있었다.
천궁 서원의 마구간은 가장 안쪽에 있었다.
고교가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서 검은 그림자가 또다시 쓱 지나갔다.
고교는 실눈을 뜬 채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갔고, 작은 그림자가 세 번째로 스쳐 지날 때 팔을 뻗어 상대를 잡아버렸다.
검은 그림자가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정공?”
상대를 자세히 들여다본 고교는 흠칫 놀랐다.
그녀는 밖에서 말을 할 때 소년의 목소리를 내는데 정공은 이미 그 목소리가 익숙했다.
“교교!”
정공은 고개를 돌려 고교의 품에 와락 안겼고, 고교는 그대로 녀석을 품었다.
“너 어떻게 왔어? 수업 듣는 거 아니었어?”
소육랑은 녀석을 능파 서원에 데려다준 후, 볼일을 보러 갈 것이라 했다.
정공은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수업 빼먹지 않았어요!”
고교는 실눈을 떴다.
이 녀석, 빼먹은 게 확실하군.
고교는 정공을 땅에 내려놓고 바로 서게 한 후 몸을 살짝 숙여 정공과 눈을 마주치고는 엄격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수업을 빼먹었어?”
“저, 저…….”
정공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주머니를 꽉 쥐었다.
고교는 녀석이 자그마한 손으로 꽉 잡은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주머니에 뭐가 있는 거야? 꺼내 봐.”
정공은 찔리는 듯 주머니의 물건을 빼냈다.
“이, 이건 꽃이랑 밧줄인데 소십일의 머리를 묶어주려고요.”
고교는 살짝 놀랐다.
정공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그런데 숙제는 다 했어요! 부자의 수업도 다 외웠어요! 정말 정말 다 배우고 나왔다니까요!”
“소십일이 왔어?”
정공은 교교의 초점이 빗나간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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