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화. 혼욕
부군의 안색이 좋지 않아지는 것을 본 하 씨는 그가 뭔가 이상한 말을 꺼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미소를 지으며 화제를 돌렸다.
“당신은 이런 자리에서 뭘 그런 이야기를 하고 그래요. 사위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 봐.”
소소가 시집을 가며 보낸 혼수품이라면, 설령 여광문이 계속 월에 8석 정도만 받는다고 해도 소소에게 큰 영향이 가지는 않을 터였다. 사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닌 것이니까.
여광문은 그렇게 말하는 하 씨를 살짝 흘겨보았다.
‘사위가 어련히 알아서 해? 그렇겠지! 돈이 많으니까!’
소명연은 최대한 장인어른이 보내는 눈초리를 알아차리지 못한 척하며, 이번엔 여휘에게 술을 올렸다.
소명연이 잔을 들어 올리자, 여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시선을 돌리자, 여휘는 살짝 위축된 모습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 술을 형님께 올립니다.”
소명연은 그런 여휘의 돌발 행동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술잔을 비웠다.
여휘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저에게까지 그렇게 예의를 차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소소의 남편인 관군후가 여휘를 형님이라 부르는 것은, 법도 상 맞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명연과 여휘 사이에는 꽤나 큰 나이 차이가 존재했고, 아직 부모님의 비호 아래 공부를 하고 있는 여휘와는 달리 관군후는 이미 전쟁에 다가 승리를 거머쥐고 돌아온 그 대단한 장군이었다.
그런 관군후가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자 여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노부인이 여휘와 소명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렇지 않게 휘를 형님이라 존칭하는 것을 보면, 관군후가 얼마나 소소를 아끼고 있는지 알 만하군.’
남자는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기에, 아내의 가족들도 존중할 수 있는 법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여광문 부자는 사위를 따로 불러 차를 마시는 시간을 마련했다.
* * *
Apoya a tus autores y traductores favoritos e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