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받은 만큼 돌려주다
교소가 시선을 아래로 내려 앞에 놓인 붉은 찬합을 보았다. 붉게 옻칠 된 찬합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다.
‘이건 홍문연(*鴻門宴: 초청객을 모해할 목적으로 차린 연회)인 셈이겠지. 물론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소매가 없는 푸른색 조끼를 입은 시녀가 음식이 담긴 둥근 쟁반을 탁자 한가운데 놓더니,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리고 조용히 물러났다.
그때, 교소가 탁자 밑의 발을 조용히 들어 푸른 옷의 시녀의 다리를 살짝 찼다. 푸른 옷의 시녀는 휘청하면서 저도 모르게 급히 탁자 모퉁이를 잡았다. 탁자 모서리에는 교소가 마셨던 물잔이 놓여있었다.
쨍그랑-!
물잔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깨지자 푸른 옷의 시녀가 놀라 소리를 질렀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천한 것이, 지금 뭣 하는 짓이야!”
여교가 버들눈썹을 추켜세우며 화를 냈다. 서부의 아가씨들은 잠자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푸른 옷의 시녀가 급히 무릎을 꿇고 사죄를 올렸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아가씨, 용서해주세요!”
방금 누군가 자신의 다리를 건드렸지만,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상전인지라 시녀는 이를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살짝 다리를 건드린 거니 고의는 아니었을 것이다.
작은 접촉에 다리 힘이 풀리는 바람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한 것이니, 다른 사람을 탓할 수도 없었다. 이런 얘기를 했다가는 오히려 아가씨들의 기분만 상하게 할 터였다.
푸른 옷의 시녀는 스스로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며 연신 사죄했다.
하인들은 둘째 아가씨가 어제 돌아온 후로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마침 이때 걸린 시녀는 정말 운수가 사납다고 생각했다.
본래 화를 참던 데다 이런 일까지 생기자, 여교는 더욱 기분이 안 좋아졌다. 시녀에게 화를 내려다 힐끔 옆을 보니 교소는 차분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에 여교는 화를 억누르면서 차가운 소리로 말했다.
“당장 치우고 물러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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