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8화. 오늘 밤
육선은 그제야 육함을 도우러 황급히 달려갔다. 그는 일단 불러온 마차에 육건신부터 태우고 하인들을 지휘해 짐들을 짐차에 옮겨 실은 뒤 각자 갈 길로 떠나는 친척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임옥진이 눈치를 살피다가 근심 어린 목소리로 임 노부인에게 하소연했다.
“어찌나 까탈스럽게 구는지 몰라요. 뭐든 다 눈에 거슬려 하고 사람 말도 안 들으려 하고 음식은 맛없다며 싫어해요. 탕약도 너무 차거나 뜨거워선 안 되고 너무 쓴 것도 싫어해서 뭐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다 뱉어 버린다니까요……. 정말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임 노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낭이 셋이나 있지 않느냐? 지금은 예전 같지 않아서 누구도 가만히 놀고먹을 수는 없어. 그러니 정실부인인 넌 정실부인으로서의 위엄을 보이고 희첩들은 희첩들의 본분을 다하게 해! 손녀사위랑 근용이가 해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닌데 네가 그 아이들을 도와 근심을 덜어 주고 의랑이도 돌봐 주고 해야하지 않겠니!”
임옥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순간 그녀의 말뜻을 이해했다.
임 노부인이 한숨을 내쉬고 자신의 외동딸의 손을 쓰다듬었다.
“난 네 그 성격이 정말로 걱정이구나, 아니면 둘째 손녀사위한테 말하고 우리랑 같이 도씨 가문으로 가자. 그 근방에 집을 사면 두 가족이 함께 보살피며 살 수 있을 게다.”
임옥진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도씨 가문이 후덕한 집안이긴 하지만, 한 치 걸러 두 치라고 하잖아요. 남한테 그렇게까지 폐를 끼칠 수 있나요. 우리는 둘째랑 아용이를 따라갈 거예요.”
그녀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나지막이 말했다.
“우리 둘째가 그때 자기 아버지를 버리지 않았어요. 전 이제 둘째가 전에 했던 말들이 다 진심이라는 걸 알아요. 근용이도 아주 능력 있고 세상 물정에 밝은 아이고요.”
임 노부인도 더는 권하지 못했다. 그녀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임근용, 주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씨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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