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화. 앞길 (2)
육선이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울 힘이 있으면 아껴 뒀다 걷는 데 쓰세요!”
“어디 어미한테 소리를 지르고…….”
여씨가 입을 오므리고 억울해하며 더 격하게 울기 시작했다.
“누군 울고 싶어서 우는 줄 아니?”
육선도 이게 자기 팔자려니 하며 하는 수 없이 쪼그려 앉았다.
“그럼 업히세요.”
여씨는 순간 망설였지만, 고개를 들어 끝도 보이지 않는 길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았다.
“좀 더 걷고 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육함은 살짝 흐뭇한 눈빛으로 여씨와 육선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팔을 움직여 품에 안겨 잠이 든 의랑이 조금 더 편하게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다행히 임근용의 발은 그다지 작지 않았고, 성격도 그렇게 나약하지 않았다. 안 그랬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육함은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신혼 첫날밤 침상에 앉아 큰 발을 자랑하듯 일부러 꺼내서 그에게 보여 주며 도발적인 표정을 지었던 한 처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또 임근용이 했던 건의로 인해 육선이 지금과 같이 변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참지 못하고 그녀를 가볍게 불렀다.
“아용.”
임근용은 정말 열심히 걷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딱 달라붙어 있는 금 구슬을 넣어 꿰맨 상의와 그녀와 두아 손에 들려 있는 비상식량으로 인해 마음이 아주 든든했다. 임근용은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가능하면 진흙과 더러운 물을 밟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 신발을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신어야 할지는 하늘만이 아는 일이라 최대한 아껴서 신어야 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을 부르는 부드러운 육함의 목소리를 들었다. 임근용은 그에게 시선을 돌리며 자기도 모르게 말했다.
“배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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