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화. 언니
혼인을 앞둔 조언연에게 훤친왕비가 선물한 그 혼수품들은 조태부부에게 조언연이 왕부로 시집오면 그녀를 딸처럼 아껴주겠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을 긋는 것이었고, 마지막으로 조언연을 아끼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다.
앞으로는 조언연은 훤친왕비의 눈에 단지 왕부의 둘째 공자의 부인이자 고 측비의 며느리일 뿐일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녀를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망상하다니, 조언연이 너무 순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훤친왕비에게 알랑거리다가 고 측비가 화라도 내면 어쩌려고 그러는 것인가. 괜히 이러다 양쪽 다 환심을 사지 못하면 득보다 실이 많은 일이었다.
심모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계집종이 들어와 아뢰었다.
“왕비마마, 측비마마께서 오셨습니다.”
훤친왕비는 고 측비를 별로 보고 싶진 않았지만 조언연이 이곳에 있었던 터라 마지못해 말했다.
“들어오시라 해라.”
얼마 지나지 않아 방으로 들어온 고 측비가 웃으며 말했다.
“언연이와 언니께서 모녀지간처럼 사이가 좋다고 하더니 보아하니 정말인가 봅니다. 이렇게 직접 다과도 만들어서 언니께 곧장 들고 온 걸 보면요.”
언니라는 호칭에 훤친왕비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한편, 조언연은 당황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라 했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던 심모의 입가엔 흥미로운 미소가 걸렸다.
보아하니 노왕비가 숭조후부를 없애버릴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고 측비가 알게 된 모양이었다. 왕부에서 고 측비는 줄곧 노왕비와 같은 진영에 서 있었다. 야합했다고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한배를 탄 사이이긴 했다.
노왕비가 그녀의 친정집을 없애버리려고 한 상황에서 만약 ‘항왕’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숭조후부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일이었으니 고 측비와 노왕비의 관계가 좋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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