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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화. 도움을 주다

770화. 도움을 주다

태초황은 안제 왕자에게 별 흥미가 없는 듯 의자에 기대어 앉아 술잔을 만지며 인장풍을 바라봤다. 인장풍은 그의 시선에 온몸에 털이 쭈뼛 서는 듯했다.

“폐하?”

그러자 태초황이 웃으며 말했다.

“장풍, 아버님이 병이 났다던데?”

“…….”

인장풍은 몇 년 동안 아버지란 단어를 입에 담아본 적이 없다.

그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태초황은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있는 법이다. 시간 있을 때 아버지 찾아가 보아라. 부자 사이의 아무리 응어리가 깊다고 하더라도 풀지 못할 건 없다.”

처음에 인장풍은 그저 황제가 아버지와 자신의 사이를 풀어주려고 그러는 줄 알았지만, 갑자기 그가 황제라는 게 떠올랐다.

‘폐하가 왜 저런 말을 하지?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

인장풍은 일단 예의를 차려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태초황이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다. 사실, 아난…… 그러니까 명의 황후와 어머니도 사이가 좋았었지. 자식이 나중에 부모에게 효도하려 해도,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고집을 꺾지 않으려고 하는데, 때로는 나중에 자신이 후회하지 않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황제는 사랑이 넘치는 덕담을 했지만, 그곳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낯빛이 어두웠다.

인장풍이 신중하게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동시에 인장풍은 인씨 가문의 누군가가 황제의 심기를 건드린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황제는 왜 직접 인씨 가문을 혼내주지 않을까? 인장풍은 굳은 표정의 소천위를 흘끔 바라봤다.

‘아마 황제가 아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그런 거겠지?’

한편 남궁묵은 황제와 인장풍의 대화를 못 들은 것처럼 아이들과 놀아주며 손연과 대화를 나눴다. 남궁묵은 방안의 어색한 분위기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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