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화. 도주 실패. 한발 늦은 후 (1)
신하들이 밖으로 나가자, 소천야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후궁으로 향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소천야는 어느새 태후궁 밖에 서 있었다. 소천야는 조정의 복잡한 일을 차마 어머니에게 말할 수 없어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때, 한 궁녀가 나와 인사를 올렸다.
“폐하, 태후마마께서 폐하에게 잠시 입궁하라 하십니다.”
소천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가자.”
안으로 들어가자, 태후가 네다섯 살쯤 된 아이에게 뭔가 속삭이고 있었다. 그 아이는 몸이 다소 왜소했지만, 태후의 품에 안겨 부끄러운 듯 미소지었다. 황후 원씨가 낳은 대황자였다.
소천야가 말했다.
“인사 올립니다, 마마.”
소천야를 본 대황자는 처음에 어리둥절하다가 곧장 일어나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부황, 인사 올립니다.”
대황자는 이제 겨우 네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황손 교육을 제대로 받은 만큼 매우 공손했다. 소천야가 온화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어나거라. 마마와 할 말이 있으니 이만 어머니에게 가보아라.”
그의 말에 대황자는 실망한 듯했지만,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네, 부황. 그럼 먼저 물러나겠습니다. 황조모님, 먼저 물러가겠습니다.”
태후가 인자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착하구나. 어서 가보거라.”
궁녀가 대황자를 데리고 나가자, 태후가 입을 열었다.
“아까 입구에 한참이나 서 있던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소천야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잠시 생각에 빠져서 그만. 괜히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태후가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바라봤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소천야가 당황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저의 무능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연왕의 군대가…… 곧 이강을 건널 겁니다. 그럼, 금릉도 곧 그들에게 넘어가겠지요.”
태후가 한참을 침묵하다 한숨을 쉬었다.
“운명이라 생각하거라. 이렇게까지 된 마당에 나는 네 옆을 지킬 것이다.”
“면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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