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화. 피로 물든 첫날밤
소천형은 이미 면포가 벗겨진 손연을 데리고 저택을 빠져나와 소천위의 저택으로 향하고 있었다. 소천형이 안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크게 소리쳤다.
“둘째 형님, 다들 괜찮으시죠?”
손연은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와 아직 결투 중인 자객과 호위를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소천형을 따랐다.
소천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하다. 너와 처가 괜찮으면 그걸로 됐다.”
그러자 소천형이 코웃음을 치며 손연을 남궁묵의 옆으로 밀었다.
“감히 어떤 대담한 놈이 자객을 보낸 건지 찾아내고야 말겠습니다!”
소천형은 말을 끝내자마자 정원으로 뛰어나가려고 했지만, 위군맥이 뒤에서 그의 옷자락을 끌어당겼다. 소천형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형님, 뭐 하시는 거예요?”
위군맥이 그를 보며 말했다.
“얌전히 기다려라.”
그 말에 소천형은 순간 겁먹고는 조용히 벽에 기대어 섰다.
남궁묵이 두 명밖에 남지 않은 자객을 보고 소리쳤다.
“살려 두어라!”
그러자, 호위 무사가 순간 당황하여 손을 멈췄다. 남은 두 자객은 더는 피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입안에 숨겨 두었던 독약을 깨물었다. 순식간에 두 자객의 입에서 검은색 피가 흘러내리더니 바닥으로 툭 쓰러졌다.
남궁묵이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놀란 소천형이 시체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영문을 알 리가 없는 남궁묵이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본왕도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야겠구나!”
이때, 저택 밖에서 연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자 어두운 표정의 연왕이 저택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연왕과 연왕비는 연회가 한창인 앞뜰에 남아 있어서,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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