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화 주초유의 절망 (1)
두 사람이 앉자, 곡연성이 재빠르게 차를 따랐다. 그리곤 인장풍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보아하니 누구 말처럼 군도가 상처를 낸 건 아닌 것 같았다.
인장풍은 민망한 듯 괜히 코를 만지고는 별다른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이 차를 마신 뒤, 남궁묵이 웃으며 물었다.
“두 분이 어쩐 일로 오셨는지요?”
주초유가 끄덕인 뒤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간청드릴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남궁묵이 눈썹을 치켜올린 뒤 면포로 가린 주초유를 쳐다보았다. 주초유가 별 말도 하지 않고 면포를 거두자 흉한 흉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약이 효과가 있었는지, 흉터는 이미 매우 연해져 얼마 전 생긴 것 같지 않았다. 오른쪽 볼과 눈 사이에 일 촌 길이의 꾸불꾸불한 상처가 마치 뱀을 연상시켰다.
상처가 많이 아물긴 했지만, 자세히 보니 울퉁불퉁하고 색이 검어 마치 종기가 가득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슬쩍 본 곡연성은 비위가 상한 듯이 바로 고개를 돌렸다.
주초유도 곡연성과 같은 심정이었다. 아니, 이 징그러운 상처가 본인의 얼굴에 생겼으니 훨씬 비참했다. 주초유의 얼굴에는 이전 같은 침착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평범한 여인들처럼 온통 근심과 두려움만 가득했다.
“군주의 의술이 대단하시다 들었습니다. 저를 도와주십시오.”
주초유가 절박하게 말했다. 여인에게 얼굴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물며 주초유같은 여인은 제 흠집을 조금도 용인하지 않았다.
몸을 일으킨 남궁묵은 주초유에게 다가가 상처를 살펴보았다. 남궁묵은 의술을 펼치겠다는 것보다 도대체 어떠한 상처이기에 이곳까지 찾아왔는지 궁금한 마음이 더 컸다.
남궁묵이 위군맥과 혼인한 뒤, 주초유는 그녀에게 줄곧 깍듯했다. 하지만 만일 다른 방도가 있었으면 굳이 남궁묵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고개를 숙여 자세히 상처를 보고는 남궁묵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
“어쩌다 이리되었습니까?”
주초유가 망연자실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갑자기 통증이 느껴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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