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화 탐욕이 사라지지 않는 한 부패는 계속된다
남궁묵은 한쪽에 서서 바닥을 내려보았다. 거리가 다소 있었으나 시력이 좋은 남궁묵은 책의 내용 대부분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차마 다 살피기도 전에 남궁묵은 소천야를 향해 속으로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이번에 소천야가 모함에 빠진 건 확실해 보였다. 만약 황제가 그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보통 큰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황제가 소천야를 내칠 가능성은 전무했다. 그저 누가 이 일을 꾸민 건지를 알아내야 했다. 소천령과 소천락 형제? 소천야를 무너뜨릴 계략을 세운 세가?
이삼 개월 전의 일을 이토록 소상히 알아낸 걸 보니, 만약 소천령과 소천락이었다면 지금까지 기다리지 못했을 것이다. 과연 이게 바로 세가의 무서운 점인가? 황제가 이토록 그들을 멸하고 싶어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황조부!”
억울함을 토해내는 소천야의 마음속에 세가를 향한 분노가 사무쳤다. 애당초 피도 눈물도 없이 그들을 가뒀어야 했다.
하지만 세가를 멸문시키는 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만약 처음부터 소천야가 그들을 죽였다면, 지금 이 정도 모함이 아닌 사대부의 갖가지 암살 위협이 소천야에게 닥쳤을 것이다. 이런 세가 가문들은 가문을 잇는 게 목숨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에 비하면 삼강오륜 같은 예절은 별것도 아니었다.
황제는 눈앞의 소천야를 실망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생각했다.
‘저 아이가 왕조를 이을 미래의 황제이자 황장손인가…….’
지금까지도 소천야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랐다.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황제였지만, 국가와 백성이 황실에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와 반대로 어릴 적부터 최고의 교육을 받은 소천야와 왕권 다툼을 하는 형제의 난 때문에 백성들이 고통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소천야가 왕위에 오른다고 한들 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황제는 가슴 한쪽이 답답하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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