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화 성성 군주 (2)
황제는 눈썹을 한 번 들어 올리고 소천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덤덤히 말했다.
“천야, 넌 또 무엇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냐?”
소천야의 낯빛이 살짝 변하더니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황조부.”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이냐, 아니면 없는 것이냐?”
소천야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일도 없습니다. 소손은 황조부의 하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황제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는 아직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 이번에 출정하기 전에 내가 너에게 뭐라 했더냐?”
소천야가 다급히 말했다.
“제가 전장에 나가 적과 맞서 싸워본 경험이 없으니, 항상 초국공과 사촌 아우의 말을 들으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넌 어찌 했느냐?”
소천야는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황조부.”
황제는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용서? 말은 참 쉽게 하는구나. 만약에 군맥이 돌아오지 못했다면 네가 무슨 낯으로 장평 공주를 보았을 것이냐? 연왕과 제왕은 어떻고? 만약에 초국공까지 잘못됐다면……. 대군이 전멸했다면 무슨 낯으로 짐을 볼 것이며, 또 무슨 낯으로 백성을 볼 것이냐?”
소천야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소손이 잘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됐다. 그나마 더 큰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으니.”
황제는 그만 일어나라는 듯 손을 내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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