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무기한으로 잠시 빌리는 머리 (2)
“당신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임사가 덜덜 떨며 말했다.
남궁묵이 차갑게 말했다.
“호광 승선(承宣) 포정사(布政使), 임사가 맞는가?”
“아…… 아니, 난 아닙니다! 사람을 잘못 봤습니다!”
임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남궁묵이 눈썹을 치켜 올리고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임사, 오십칠 세, 운주(雲州) 목란현(木兰縣) 출신. 대하 개국 후 첫 번째 은과(*恩科: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실시하던 과거) 진사(进士), 오 년 전에 호광(湖廣) 포정사로 승진. 신장은 5척(*五尺: 약 150cm) 1촌(*一寸: 약 3cm) 3분(*三分: 약 0.999cm), 오십칠 세, 네모난 얼굴, 일자 눈썹, 미간에는 검은 점이 있으며, 왼손에는 흉터가 하나 있다 하던데.”
그 말에 그가 황급히 얼굴을 가리고 소매로 손을 덮었지만, 남궁묵은 그 모습을 한마디 말도 없이 차갑게 보고 있었다.
“저…… 저를 죽이러 온 것이라면, 제발 한 번만 넘어가 주십시오. 제가 돈을 드리겠습니다. 저 돈 아주 많습니다.”
임사는 황급히 말했다.
남궁묵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돈을 좋아하기는 한다만, 나도 받지 않는 돈이 있지. 거기다, 네놈 목을 가져가도 똑같이 아주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
“안 돼…….”
눈앞에서 빙긋 웃는 여인이 자신을 절대 그냥 보내주지 않을 것을 깨달은 임사가 몸을 돌려 문 쪽으로 달려갔다.
“여기……!”
휙!
한 줄기 은빛 섬광이 번쩍이며 그의 등과 가슴을 꿰뚫자, 고함치려던 소리도 끊겼다.
임사는 바닥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치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꿰뚫린 고통이 그를 꼼짝할 수 없게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검은 신발 한 쌍을 그저 곁눈질로 볼 수밖에 없었다.
안 돼…….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그는 더 살아서 누리고 싶은 것이 많았다.
나…… 나를…… 보내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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