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822장. 가차 없는 거절

822장. 가차 없는 거절

창밖을 바라보던 소청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이 풍경을 보니 우화촌이 떠오르는구나. 거긴 온통 넓은 들판이라 곳곳이 푸르르지. 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일을 시작했단다. 능천이는 밭으로 가고, 화니는 밥을 지었지. 내가 하는 건 닭과 오리에게 먹이를 주는 것 같은 단순한 일이었어.”

도성에 온 후에는 하루하루가 무료했다. 가만히 앉아서 경을 읽는 것 외에는 무엇을 해야 좋을지 정말로 알 수 없었다.

“어머니,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하시는 곳이니 근언이 돌아오면 저희 같이 우화촌에 놀러 가요.”

진운서도 전원생활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도 늘 전원생활에 대해 말씀하셨다.

그러자 소청이 몹시 기뻐하며 대답했다.

“그러자꾸나.”

하지만 그녀는 곧 씁쓸해지고 말았다.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아들은 조정의 요직에 있어서 매일 아주 바빴다. 그런데 어디 한가할 틈이 있겠는가?

이 순간, 그녀는 소가의 유훈을 받들어 장남을 군에 입대시킨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소가는 대원수를 배출해낸 가문으로, 적출 사내들은 대대로 군에 종사했다. 하지만 서출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었다.

만약 장남이 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우화촌에 있었을 것이고, 그럼 그들은 매일 얼굴을 볼 수 있었을 테다.

이내 소청이 진운서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그랬다면 자신의 큰며느리는 눈앞에 있는 이 여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 모두 운명이었다.

‘됐다. 더는 생각할 필요도 없어.’

지금도 아주 좋았다.

“서아야.”

소청이 진운서를 향해 웃었다. 그러고는 허리를 굽힌 다음 침상 옆에 있는 궤짝에서 봉투 하나를 꺼냈다.

진운서가 봉투를 쳐다보았다. 봉투 안에 든 건 속칭 건과라고 부르는 바짝 말린 과일이었다.

“우리 시골 사람들은 살면서 좋은 걸 많이 먹어보지 못해서, 이런 좋은 과일을 얻게 되면 숨겨놓는 걸 좋아하지. 그렇게 조금 지나면 물기가 완전히 사라진단다.”

Gesperrtes Kapitel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