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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장. 참 세심하기도 하지

794장. 참 세심하기도 하지

“언니, 진정한 자매 사이는 못 되더라도 겉으로라도 화목한 척해야지. 보는 눈이 이렇게 많잖아.”

그 말에 진운서가 싸늘한 시선으로 잠시 주변을 훑었다. 그러다가 문득 웃음을 터뜨리더니 애써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듣자 하니 주 황제 폐하께 맞았다면서? 이렇게 빨리 회복하고, 게다가 연회까지 참석하다니. 차라리 폐하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겠어? 이러다 기분이 상하셔서 네가 돌아가자마자 또 한바탕 드잡이를 하시면 어쩌려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이 되어 강대설을 찔렀다. 하필이면 이곳은 그녀가 분노를 터뜨릴 수 없는 자리였다.

“언니가 날 이렇게까지 미워할 줄은 몰랐는걸. 내가 냉대받기를 바라고, 심지어 죽기를 바랄 줄이야.”

강대설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선 이미 미소가 사라졌고, 눈동자는 더없이 음험해졌다.

하지만 죽을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

주무책의 이간질 때문에 황제는 확실히 화가 났다. 뺨을 때린 것뿐만 아니라 그녀를 황귀비 자리에서 폐위시키겠다고 호통을 쳤으며, 그렇게 제나라에 남고 싶으면 남아있어도 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그 마지막 말 때문에 강대설은 문득 깨달았다. 황제는 아직도 그녀를 아끼고 있었다.

한바탕 다툼이 있고 난 후, 마침내 그녀는 황제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 주무책이 쓴 계략이란 그녀의 미인계 앞에서는 초라하고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마마께서 제 마음을 그렇게 잘 아신다면, 저한테서 멀리 떨어져 계시는 게 좋을 거예요.”

웃으며 말한 진운서는 강대설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곧장 정전을 향해 걸어갔다.

싸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진운서가 옆을 지나자 강대설의 머리카락이 살짝 흔들렸다.

강대설은 약간 굳은 얼굴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많은 사람의 시선이 그녀를 향해 있었다. 뭐라고 말을 한 건 아니었지만, 그들의 눈빛은 재밌는 연극 한 편을 봤다는 듯 조소로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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