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8장. 재주를 마음껏 뽐내다 (1)
진형은 진운서가 무엇을 하려는지 전혀 알지 못했으나, 제 딸이 얼마나 분별 있는 아이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저 두 대인은 걱정을 사서 하고 있는 거였다.
진형이 응하지 않았기에, 흠천감 대인과 사관 대인 역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
이내 진운서가 차분하게 말했다.
“예로부터 대제의 고무는 독특했지요. 원래는 해시(*亥詩: 밤 9시∼11시)가 되기 삼각 전에야 고무 무대를 하게끔 정해져 있습니다만, 시간을 앞당겼으면 합니다. 여인이 춤을 잘 춘다면 신부가 받아야 하는 상을 그 여인에게 주시지요.”
말을 마친 진운서가 다시 한번 몸을 굽히고 예를 올렸다.
그러자 도성 밖에 사는 몇몇 규수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분분히 고개를 숙인 채 작은 목소리로 떠들었다.
“알고 보니 고무를 출 사람에게 상을 넘기려는 거였구나! 정말이지 복이 많은 사람이네. 폐하께 상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 말이야!”
“정말이지 엄청난 기회를 얻은 거지. 난 우리 대제 군영에서 이제 여인을 병사로 받으려는 줄 알았지 뭐야.”
반면 도성 안의 규수들은 각자 생각에 잠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는 제나라의 조정 대신들뿐이었다. 아까 앞으로 나섰던 대인 두 명은 다시 진 태부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담겨 있었다.
“진 태부, 제가 오해했습니다.”
진형은 그들을 상대하는 대신 아까와 마찬가지로 차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했다.
이때 사운지가 입을 열었다.
“여인이 조정의 일에 끼어들 리 있겠소? 아무리 마음이 급하더라도 기본적인 규율을 잊으면 안 되오.”
매서운 꾸짖음이 담긴 엄숙하고 경건한 목소리였다. 사운지의 표정은 평소와 같았으나, 눈동자에는 위험한 빛이 감돌고 있었다.
같은 탁자 앞에 앉아 있던 대인들, 특히 흠천감 대인과 사관 대인은 자기도 모르게 긴장해서 손에 식은땀까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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