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장. 배려로 느껴지다
잠시 후, 진운서는 사란의 처소에 도착했다. 건물의 정면에는 대청이 자리했고, 화원을 돌아가면 후원에 도착했다. 특이한 점이 조금도 없는 전형적인 건물 배치였다.
그런데 막 후원에 도착하자마자 진운서는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울음소리는 진아와는 달리 아주 우렁찼다. 그래서 그녀는 사란이 키우는 아이가 사내아이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곧이어 아이를 어르고 달래던 어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뽀얗고 통통한 사내아이가 진운서의 시야에 들어왔다. 진아보다 개월 수가 많아 보이진 않았지만, 더 오동통한 아이였다.
산달을 다 채우고 태어난 뽀얀 피부의 아이는 주변의 모든 것이 궁금한 듯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진운서의 마음은 무겁게 내려앉았다. 아이의 눈빛과 이목구비는 누군가를 쏙 빼닮아 있었다.
아이는 말하자면 초봉가의 축소판이었다. 분명 소석과 그의 아이일 것이다.
앞서 황제는 아이를 죽이라는 명을 내렸다. 하지만 아이는 이렇게 살아서 사란의 저택에서 머물고 있었다.
황제는 분명 이 일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의심할 여지 없이 사운지 하나뿐이었다.
그의 수단은 아주 음험했다. 그리고 진운서 역시 몇 번이나 그의 수단을 맛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이를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썼단 말인가?
‘고모에게 아이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인가?’
그럴 리가 없었다. 분명 누군가 그에게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그 누가 사운지를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소석은 절대 불가능했다. 후궁에 머물면서 태황태후에게 의지하지 않았다면, 소석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문득 진운서의 눈빛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는 그 순간 사운지에게 부탁한 사람이 바로 태황태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황태후는 아이를 도성에 남겨둘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멀리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란에게 키우게 한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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