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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장. 행동에 주의하렴

715장. 행동에 주의하렴

진운서는 사만아를 부축하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정자는 아주 넓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능한 옆으로 붙어서 사만아가 가운데에서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두 사람은 남쪽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 천으로 된 발을 젖히자 그녀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는 란 부인과 외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엔 오직 이 두 사람뿐이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운지 역시 발을 올리고 정자 안으로 들어왔다.

극단은 무대 위에서 연극을 올리고 있었다. 징과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뒤섞이니 높은 단상 위가 아주 떠들썩해졌다.

각 정자에 있는 부인과 규수들은 모두 사란이 있는 자리를 향해 시선을 집중했다. 황후와 사 대인이 란 부인과 합석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란 부인은 이렇게 많은 고관대작 가문의 사람 중에서 오직 진운서와 강 노부인만을 자신과 함께 앉자고 청했다.

현재 대제에 있는 1품 고명부인은 오직 여섯 명뿐이었다. 그중 사 노부인은 나이가 많았기에 사부에만 머물며 좀처럼 외출하지 않았다.

다른 네 명은 모두 연회에 왔다. 그러니 품계를 따지자면 란 부인은 그들을 모두 같은 탁자에 앉도록 청해야 옳았다.

하지만 이번에 란 부인이 탁자로 청한 고명부인은 진운서뿐이었다.

정자에 있던 부인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말할 필요도 없지. 정북후는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잖아. 폐하의 중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군영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니 말이야. 란 부인이 아무리 세상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누가 중요한 인물이고 누가 별 볼 일 없는 인물인지는 다 알고 있는 거야.”

이 말에 담긴 의미는 분명했다. 권세로 따지든 신분으로 따지든, 저들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뜻이었다.

원성을 달래려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이들의 마음속은 더욱더 씁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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