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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장. 상의포(湘衣鋪)

678장. 상의포(湘衣鋪)

멍석에 싸인 사람이 수레 위에 누워 있었다. 사동들은 후문을 통해 나가 큰길과 조금 떨어져 있는 길을 통해 말방으로 향했지만, 그 모습은 뭇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불쌍해라, 이번엔 또 어떤 처녀가 벌을 받은 걸까?”

“화 대소저가 여종들을 엄벌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 일이던가? 별원에 한참 머물다가 이제 막 돌아온 참인데 또 시작이로군!”

“오죽하면 예전에 있던 대여종까지 그렇게 독했겠어. 진가의 방계 부인이 사적으로 그 여종과 갈등을 겪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뻔했잖아.”

평범한 백성들은 지금까지도 리아와 조영미가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쳐 말다툼을 벌였고, 그 일로 원한을 품은 리아가 주인 몰래 손을 쓴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 * *

어제 줄곧 날이 흐렸던 것과는 달리 오늘은 태양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맑은 하늘에 따스한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며칠 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공기도 다소 온화해졌다.

어제는 피곤한 하루였다. 하지만 진운서는 유례없이 일찍 일어나 소근언에게 옷을 입혀준 다음 함께 식사했다. 그리고 그를 부의 대문 앞까지 배웅했다.

조회가 열릴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다. 소근언은 다급히 마차에 오르는 대신, 자연스럽게 긴 팔을 뻗어 진운서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로 뺨을 가져다 댔다.

마차를 몰게 될 병사를 포함해 대문의 양쪽으로 서 있던 병사들은 거의 동시에 뒤로 몇 발짝 물러났다. 게다가 서둘러 뒤로 돌아서기까지 했다.

정북후는 홍하에서 돌아온 후부터 후 부인에게 더욱 귀찮게 달라붙고 있었다. 그리고 요즘은 부인께서 후야를 대문 밖까지 배웅할 때마다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다고 해도 반드시 한동안 포옹을 했다.

막 홍하에서 돌아왔을 때라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어쨌든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으니 서로가 그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지 벌써 한참이 지났는데도 후야는 여전했다.

병사들은 조금 난처한 얼굴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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