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장. 궁문까지 데려다주는
사실을 털어놓은 류의는 마음이 홀가분해진 덕에, 일 처리 속도마저 빨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곧장 진운서에게로 달려갔다.
“아가씨, 노야께서는 아직 부에 돌아오지 않으셨고 사람을 보내지도 않으셨다고 해요. 문지기도 줄곧 기다리고 있었어요. 사람을 궁으로 보내어 알아보게 할까요?”
아버지가 또 궁에 남아계신다는 건, 분명 황제와 관계된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중요한 일을 의논하고 계실 테니, 그냥 부에서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
“아니야. 채소나 다듬자.”
담담하게 대답한 진운서의 손놀림이 점점 더 빨라졌다.
류의는 그제야 아가씨가 몹시 능숙하게 채소를 다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의아한 마음이 든 그녀는 뭐라고 질문을 하려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의아하게 생각해서 무엇 하겠는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바로 그녀의 아가씨이다. 류의는 속으로 자신이 특별히 좋은 주인을 모시고 있다는 사실만 잘 기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곧장 쭈그리고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르게 채소를 다듬었다. 주인과 여종 두 사람은 끊임없이 채소를 다듬었고, 잘 다듬어진 몇 종류의 채소를 다시 여러 번 씻어냈다.
두 사람은 곧 주방으로 돌아갔다. 마침 요리에 쓸 채소를 찾고 있던 장 이낭은 진운서가 들고 있던 바구니를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쩜 이렇게 잘 다듬었을까!’
“장 이낭, 이 야채들을 다 볶을 건가? 아버지께선 집에서 식사하지 않으실지도 모르네.”
노야가 금방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장 이낭은 속으로 조금 실망했다. 오늘은 서우가 모처럼 돌아온 날이 아닌가? 그러나 노야는 정사로 바쁘시니 첩실인 그녀는 당연히 너그럽게 이해해야 했다. 그가 하는 일은 모두 진가를 위한 것이니, 장 이낭은 자신의 본분만 잘 지키면 되었다.
그녀는 얼른 실망을 거두고 밝은 표정으로 바구니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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