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장. 정말로 정원에 가는 건가요?
그 말에 손광이 류의의 앞을 막아섰다. 게다가 손을 뻗어 그녀의 손까지 덥석 잡았다.
그녀는 손광과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랬다. 그는 그녀에게 바깥 구경을 시켜주고 선물도 사주었지만, 언약의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사내에게 나를 좋아하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을 수 있는 여인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류의는 체면을 지켜야 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 류의의 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류의, 화났어? 후야와 부인께서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실 줄은 나도 정말 몰랐네.”
손광은 원래 후야께서 부인과 함께 한동안 처소 안에서 머무실 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갑자기 밖으로 나올 줄 그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게다가 그는 류의가 처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괜히 후야를 언짢게 할까 봐 걱정되었다.
“손 시위, 당신이 말해 보세요. 제가 왜 화가 났을까요? 당신이 내 손을 잡아당기는 걸 들켰잖아요. 부인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저는 부인께서 오해하지 않도록 해명할 말을 준비해야 한다고요.”
류의는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손광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손광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어리숙한 표정이라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
‘전에는 이름으로 부르더니, 오늘은 왜 손 시위라고 부르는 거지?’
어리둥절한 그의 모습을 뒤로하고 류의는 빠르게 돌아섰다. 그의 그런 표정을 보고 있으면 화를 주체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 * *
그 시각, 후부의 대문 앞.
진운서는 소근언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 올랐다. 이 마차는 한 달 전에 장인을 찾아가 주문해 만든 것으로, 진부의 마차보다도 더욱 정교했다.
마차 벽의 무늬까지도 보기 드물게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는데, 바탕색으로 남색과 녹색을 적절히 배합한 안료를 여러 층으로 칠해 매우 점잖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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