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장. 오늘 내 모습이 어떻소?
소근언은 시위들도 모두 쫓아버렸다. 그 때문에 이제 주원에는 그들 두 사람만이 있었다.
소근언이 개두를 볏기자, 진운서의 눈앞이 조금씩 환해졌다. 그리고 고개를 들던 그 순간, 그녀는 맑은 두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붉은 개두가 땅에 내려앉음과 동시에 따뜻한 손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소근언은 고개를 숙이고 온화한 눈빛으로 진운서를 바라보았다.
“서아.”
작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진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소근언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던 손에 갑자기 힘이 조금 들어가더니, 곧이어 반대편 손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윽고 진운서는 희피(*喜被: 혼삿날 사용하는 이불) 위로 쓰러졌다.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희과는 바닥으로 툭 떨어져, 깨끗한 바닥을 따라 둥글게 원을 그렸다. 그러다 마침내 조용히 멈추었다.
“오늘 내 모습이 어떻소?”
그녀를 내려다보던 소근언이 입꼬리를 올렸다. 웃는 듯도 하고,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한 그의 눈동자에는 또 다른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 진운서의 눈에 그 눈빛은 어쩐지 사악해 보였다.
진운서의 시선은 그제야 그의 얼굴에서 그가 입고 있는 혼례복으로 옮겨갔다.
경사스러움이 가득한 붉은 옷 위로는 금박으로 무늬가 들어가 있었으며, 아래쪽에는 동전 모양과 까치가 수 놓아져 있었다.
진운서의 눈에 점점 미소가 깃들었다. 둥글게 휜 그녀의 눈은 밝은 초승달 같아서,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제 칭찬을 바라기 전에 이 비녀부터 좀 떼어주면 안 될까요? 무거워 죽겠어요.”
모두 순금으로 만든 이 장식들은 아버지가 거금을 들여 장인에게 제작을 맡긴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 장식이 이렇게 무거울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다른 것들은 모두 참을만했다. 하지만 머리 위에 놓인, 금으로 된 보요는 정말이지 몹시도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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