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장. 진형의 고민
두 사람은 방 안에 꼬박 반 시진을 머물면서, 가장 소박하고 낡은 자주색 옷을 골랐다. 색이 그리 짙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옅은 것도 아니라 화사해 보이지도 않았다.
류의는 진운서의 머리를 간단하게 위로 틀어 올려줬다. 그러고는 짙은 녹색으로 된 조그마한 구슬이 끝에 달린 복숭아나무 비녀 하나만 머리에 꽂았다.
그 뒤에 그녀는 진운서의 얼굴에 지분을 가볍게 바르고 입술을 칠해주었다.
“소인이 분을 조금 더 발라 드릴게요. 그래야 좀 경박해 보이지 않을까요?”
세상사를 초월한 듯한 청초한 분위기를 숨기고 속물적인 사람처럼 보이게 해야만, 아가씨의 미모를 감출 수 있지 않겠는가?
“이만하면 됐어.”
진운서는 류의의 손길을 막은 다음,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못생기게 보이려고 지나치게 애쓴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네? 이대로 끝낸다고요?”
멍하니 아가씨를 바라보고 있던 류의는 진운서가 방문을 나서자 얼른 그 뒤를 따랐다.
“큰아가씨, 그런데 노야께서는 왜 아가씨를 추하게 꾸미고 소 총병을 만나게 하시려는 걸까요……?”
류의는 말을 마치자마자 노야께서 아가씨를 대신해 부군감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부군감이란 바로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그 이름도 위풍당당한 소 총병이었다.
예전에 그녀는 무장들은 모두 성격이 횡포하고 힘이 너무 세서, 가녀린 규수들이 견뎌내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그녀는 이런 사내들이야말로 기개가 있으며,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책임감과 능력이 있는 진짜 사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류의가 곧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알고 보니, 아가씨께선 부군이 될 분을 만나러 가시는 거였군요. 노야께서 소 총병을 사윗감으로 고려하고 계신 거지요? 소 총병이라면 틀림없이 노야의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 거예요. 축하드려요, 아가씨!”
기쁨에 젖은 목소리로 말한 류의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연신 싱글벙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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