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장. 영리한 여인
잠시 후, 소석은 문득 들려오는 초봉가의 목소리에 슬며시 눈을 떴다. 그와 동시에 위엄이 묻어나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심히 들어보니 황후의 목소리 같았다.
“모후, 석아가 많이 지쳤습니다. 일부러 막으려는 건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다른 날 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곧이어 자애로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 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그때 침전의 문이 열리더니 평상복 차림의 초봉가가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머리에는 빗물이 묻어 있었다.
‘내가 잠을 자고 있던 사이에 비가 내린 걸까?’
그 모습을 본 소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수건을 가져오려 했다. 그런데 초봉가가 그녀를 막아섰다.
“움직이지 말고 누워있거라. 내가 하면 돼.”
예전의 그는 자신을 본전이라 칭했으나, 향현에서부터는 ‘나’라고 자칭했다. 이제는 황궁으로 돌아왔지만, 그녀의 앞에서만큼은 변함없이 그렇게 말했다.
“전하, 전하께선 이미 도성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가벼운 목소리였지만, 소석은 에둘러 말하며 그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그러나 초봉가는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며 수건을 들어 머리에 배인 물기를 닦아냈다.
“날 그렇게 부르면 너와 나 사이가 멀게 느껴지잖느냐. 네 마음이 언짢은 것은 나도 알고 있어. 소부에 대해서는 내가 방법을 강구하마.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그렇게 말한 그는 수건을 내려놓고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부드러운 평상에 누워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화롯불로 인해 공기가 데워진 데다 초봉가의 지나치게 다정한 행동 때문에 소석의 귀밑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다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가족이 보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저는 전하께서 과로하시는 건 원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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