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장. 호감이 배로 올라가다
담백한 요리를 먹으며 술을 마시는 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게다가 지금 소근언의 머릿속에는 진운서의 찡그린 얼굴이 떠올라 있었다. 상념에서 빠져나온 그가 얼른 진형을 보며 대답했다.
“저는 다른 무장들과는 다르게 술을 즐겨 마시지 않습니다.”
이때 진형은 이미 젓가락을 들고 음식을 집어 먹고 있었다. 그가 점잖게 손을 흔들며 음식을 권하는 한편 놀란 얼굴로 말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니? 그럼 무엇을 좋아하오? 차?”
어려운 질문이었다. 소근언은 진형이 차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선 차를 좋아한다고 답하는 게 가장 좋았다.
하지만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차에 대한 조예가 깊기 때문에, 진형이 깊게 파고들면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럼 거짓말을 했다는 게 탄로 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평소에는 맹물을 마십니다. 계곡물이 무척 달거든요.”
그기 이렇게 말하자, 진형도 그가 시골 출신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시골 사람들은 계곡에서 흘러오는 물을 그대로 끓여 먹는 걸 가장 좋아했다. 그 물은 차를 끓일 때 사용하기에도 아주 좋았다.
진형 역시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강남에 살 때, 항상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곤 했다. 그로부터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몇십 년이 지나버렸다.
진형의 두 눈이 조금씩 회한에 젖어 들어갔다.
“진 태부께 웃음거리가 되었군요.”
“웃음거리라니? 문득 지난날의 추억이 떠올랐을 뿐이오. 자, 탕을 좀 드셔보시오.”
진형은 웃으며 국자를 들고 직접 탕 한 그릇을 떠 소근언에게 건넸다.
그러자 소근언은 일어나서 몹시 예의 바르게 두 손으로 그릇을 받아들며, 공손한 목소리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매우 훌륭한 태도였다. 진형은 몇 번이나 그를 힐끔거렸다. 모두들 전장에서 구르다 온 사내는 거칠다고 말하는데, 소 총병은 명문가의 공자들과 비교해도 예의 방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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