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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장.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되는 곳

293장.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되는 곳

그 시각, 진운서는 공주전의 정자에 앉아서 초유리와 함께 물고기 구경을 하고 있었다.

황후는 공주전에 있던 거북이를 모두 내보냈다. 그 거북이들을 어디로 데려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거북이에 대한 집착을 떨쳐낸 초유리의 관심은 이제 물고기에게로 옮겨간 듯했다.

그러나 진운서는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궁녀의 말에 의하면 초유리는 거북이를 그린 그림들을 버리지 않고 남겨뒀다. 다만 더는 그림을 그리지 않고 모두 정리하여, 궤짝 깊은 곳에 넣어두라 명했다고 한다.

“운서야, 저 붉은 잉어들을 봐. 아주 통통하게 살이 올랐지? 정말 자유로워 보여.”

초유리가 물고기 밥을 조금씩 쪼개어 호수에 뿌리며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자신보다 자유롭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붉은 잉어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진운서는 호수 속 잉어들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잉어들은 수면에 떨어진 물고기 밥 부스러기를 빼앗으려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야생의 잉어가 어떻게 저리 살이 오를 수 있겠는가? 궁중에서 매일 먹이를 주며 키운 잉어들은 이미 야생에서의 습성을 잃고 애완용으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대공주마마께선 잉어가 아니신데, 저 잉어들의 생각을 어떻게 아실 수 있겠어요? ‘자유’라는 말도 그래요. 이 작은 호수에서만 사는 잉어들이 과연 자유로울까요?”

초유리가 물고기 밥을 쪼개던 동작을 멈추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너는 정말 여느 사람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구나? ……운서야, 전에 모후께서 보내 주신 주나라에 관한 서책들은 내가 다 불태워버렸어. 금족령 때문에 움직일 수 없게 된 모후께선 아직도 셋째 오라버니에 대한 근심에 싸여 계셔.”

여기까지 말한 초유리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목소리가 더욱 작아졌다.

Gesperrtes Kap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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