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장. 어느 귀족 가문의 공자일까?
“도성에 있는, 삼진삼출(*三进三出: 세 채 정도의 건물로 이루어진 집) 구조의 저택을 하나 샀습니다.”
그가 동문서답을 하자, 진운서는 다시금 멍해졌다. 어찌 된 일인지 그는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대답을 요구하는 듯한 소근언의 표정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나 빨리 저택을 마련하시다니, 축하드려요.”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근언은 마음이 답답했다.
‘왜 다음에 구경 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지?’
곧 그가 말을 이었다.
“안에 있는 연못에는 수련이 붉게 피어있습니다. 개나리도 있는데, 그건 내년 봄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정말요? 무척 아름답겠네요. 근언에게 그런 우아한 취향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요.”
소근언에게는 그 대답이 자못 무성의하게 들렸다.
그에게 너무 오래 붙들려 있던 진운서는 다시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움직임이 너무 컸는지, 그와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고 말았다.
소근언은 입을 꾹 다물고 자기도 모르게 손에 힘을 주었다.
진운서는 더는 움직이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두 눈동자는 무척 깊고 심오했다.
순간 심장이 철렁한 그녀가 손을 뻗어 그를 모질게 밀쳤다.
“놓지 않으면 근언을 때릴 거예요!”
화가 난 듯 뾰로통해진 모습에, 소근언은 심장이 저릿저릿했다. 뻣뻣하게 굳은 그는 진운서의 화난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절 용서하신 겁니까?”
진운서는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이제 그녀에게서는 온 집안을 관장하는 적녀다운 기세가 모두 사라져 있었다. 지금 그녀의 행동에선 오히려 어린 여인다운 어리광이 엿보이고 있었다. 한쪽 발을 번쩍 든 그녀는 소근언의 깨끗한 신발 위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근언이 날 이렇게 대하는데,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하나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다시 한번 소근언을 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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