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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장. 아픈 척을 하다

190장. 아픈 척을 하다

일행은 그렇게 곧 광산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시위가 다가와 창을 들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소여옥은 즉시 걸음을 멈추었다.

왕삼이 마을 사람들을 혹사시킨 일은 큰 문제가 되어 돌아왔다. 어제 있었던 사건으로 광산 앞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교체되었다. 그래서 시위들은 전과 다르게 무척 엄격하면서도 예의 있게 굴었다.

“소저, 상부의 지시가 없이는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소여옥은 대문에서 가로막힐 걸 예상했기에, 미리 변명거리를 마련해 두었다.

“중요한 일로 온 거예요. 최근 광산에 식량이 부족해진 일로 현에서 밀가루를 준비하고 있지요. 하지만 수급이 늦어져 보내는 데 며칠은 더 걸릴 거예요. 다행히 저희 집이 양곡 점포를 하고 있는데, 아버지께서 광산에서 급한 불을 끌 수 있도록 제게 밀가루를 몇 포대 가져다주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말하며 소여옥이 옆으로 물러섰다. 시위가 나서서 마차 안을 둘러보니 그 안에는 대강 십여 포대의 밀가루가 들어 있었다.

확실히 주방에 식재료가 부족하긴 했다. 현재 광산에 남아 있는 건 겨우 하루 이틀 동안을 버틸 양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규수가 가져온 밀가루와 어제 마을에서 보내온 채소들을 합치면, 현에서 물자를 보내올 때까지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내 시위가 소여옥을 돌아보며 말을 건넸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위에 보고를 드리고 오겠습니다.”

소여옥은 고개를 끄덕이고 아주 침착한 얼굴로 시위를 기다렸다. 그녀는 광산이 절대 자신의 선물을 거절하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보다 더 긴 시간도 기꺼이 기다릴 수 있었다. 이제 한 걸음만 더 옮기면 된다. 이날을 위해 그녀는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달려온 것이다.

빠르게 사라졌던 시위는 관원 두 명을 더 데리고 빠르게 돌아왔다.

“소저,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한마디뿐이었지만, 그의 말투는 아까보다 훨씬 더 공손했다.

Gesperrtes Kap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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