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화. 구슬리다 (2)
소방 씨는 소비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귀를 의심했다. 딸이 남궁월을 위해 자신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 믿기가 어려웠다.
소방 씨는 분노의 불길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걸 느끼고, 생각할 틈도 없이 다시 말을 꺼냈다.
“비아야! 이게 다 널 위해 하는 소리임을 모르는 게냐? 네 큰 오라비와 넌 다른 배에서 나왔다. 그런데 새언니가 무슨 이유로 널 진심으로 대하겠느냐? 새언니가 황도에서 네게 무슨 좋은 말을 했든, 그건 다 널 속이기 위해 하는 말일 뿐이다. 비아 넌 내가 어쩌다가 고명을 빼앗겼는지 생각해 보았느냐? 내가 어쩌다가 명청사에서 1년간 고생을 했는지 잊었냔 말이다…….”
소방 씨는 말을 할수록 더욱 화가 치미는 데다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느라 바빠서, 소비의 눈에 더 큰 실망감이 담겼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랬구나. 어머니는 명청사에 가셔서 고생만 했다고 생각하시는구나……. 남강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러 가신 게 아니었어!’
소비는 그 당시 어머니에게 남강 백성의 복을 기원하러 명청사로 가라는 황제의 명이 담긴 성지를 재차 떠올려 본 뒤에야 모든 걸 깊이 깨달았다.
‘역시 예전의 난 눈뜬장님이었어. 폐하께선 분명 어머니를 훈계할 생각으로 그런 명을 내리셨던 거야. 그런데 난 바보처럼 어머니의 말만 믿고, 진짜로 어머니가 자원해서 명청사로 백성들의 복을 빌러 가신 줄 알았어.’
소비는 괴로운 표정을 짓다가, 여전히 쉴 새 없이 새언니 탓을 하는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진짜로 어머니가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어머니가 너무나 낯설었다.
“어머니, 새언니는 한 번도 제 앞에서 어머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셨어요!”
소비는 천천히,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했다.
소방 씨는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았고, 그제야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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