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화. 놀라운 기쁨
장원에서 점심을 먹은 후, 남궁월이 웃으면서 물었다.
“비아 아가씨, 혹시 오후에 별다른 계획이 있나요? 세자께서 날 데리고 낙월성을 구경시켜 준다고 하는데.”
소비는 눈을 반짝 빛내면서 얼른 대답했다.
“새언니,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있으세요?”
그녀는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
“저희 낙월성에는 갈 곳이 아주 많거든요. 새언니는 아직 마조묘는 안 가 보셨죠? 참, 서성(西城)에 있는 저잣거리에는 말린꽃과 향유를 파는 점포가 있어요.
그리고 책방이 하나 있는데, 그 책방에는 유일본이 참 많아요. 거기에 있는 유일본들은 주인장이 팔지도 빌려 주지도 않아서, 학자들에게만 필사해 가는 걸 허락해 주더라고요. 아, 그리고 성 부근에 악기점이 하나 있는데, 그곳의 장인이 만든 금이랑 퉁소는 음색이 정말 뛰어나요…….”
소비는 말을 할수록 더욱 흥분이 되었다. 역시 오라버니와 새언니를 따라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라버니의 성격상, 좋은 곳을 구경시켜 준다며 새언니를 데리고 가는 곳이라 해봤자 주루나 연지점포 등이 전부일 터였다.
소비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에 안 든다는 눈빛으로 소혁을 쳐다봤다. 그런 시선을 받은 소혁은 바로 정색하려다가, 남궁월이 소비의 말을 흥미진진하게 듣고 있는 걸 보고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낙월성 곳곳의 소개를 마친 소비가 기대하는 표정으로 남궁월을 보며 물었다.
“어떠세요, 새언니? 오늘은 어딜 가고 싶으세요?”
자기보다 더 신이 난 소비의 모습에, 남궁월은 기분 좋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날이 저물기 전에는 돌아가야 하고, 마침 서성이 여기와 가까우니까 오늘은 아까 아가씨가 말했던 그 책방에 가는 게 어때요?”
“좋은 생각이에요.”
소비는 박수를 치며 웃으면서 새카만 눈동자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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