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화. 약속을 지키다
끼이익.
왕 장궤가 천천히 방문을 밀었다.
“아가씨, 여깁니다!”
남궁월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곁채로 들어갔다. 의매는 그녀 뒤를 바짝 따라붙으며, 상당히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곁채 중앙에 놓인 원탁에는 백의를 입고 낯빛이 누런 어린 공자가 앉아 있었는데, 바로 변장한 관어백이었다. 그의 옆엔 소사라는 이름의 사동이 그림자처럼 함께 붙어 있었다. 이내 소사는 차가운 눈으로 남궁월과 의매를 쳐다보았다.
“용 공자.”
남궁월이 관어백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거렸다.
“남궁 아가씨.”
반면 관어백은 몸을 일으켜 읍을 하고는 아주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앉으십시오.”
남궁월이 의자에 앉자, 그제야 그도 의자에 앉고는 말했다.
“아가씨께서 요청하신 일은 모두 처리했습니다.”
남궁월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관어백은 조급해 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혹 그 3황자님께 무슨 원한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남궁월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고, 관어백은 자기 할 말을 했다.
“지금의 황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황자들도 점점 자라고 있습니다. 이 조정은 겉보기엔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은 아주 위험한 상태입니다.
최근 강남에서는 전대의 잔당들이 난을 일으켰으며, 번왕(藩王)의 세력 또한 강대해졌습니다. 그의 영토에 있는 백성들은 아마 번왕은 알아도 황제의 존재는 모를 겁니다.
그리고 이 년 후에 있을 태자 책봉은 아마 조정에 피비린내를 불러일으킬 겁니다. 황후의 친정은 세력이 막강하긴 하나, 황제는 이를 탐탁지 않아 합니다. 게다가 5황자는 어린데다 잔병치레도 많으니, 태자 자리를 두고 다툼이 일어날 때 살아남을지에 대한 여부는 아무래도 단언하긴 어렵지요.”
그는 눈을 몇 번 빛내더니, 집게손가락으로 살짝살짝 탁자를 툭툭 쳤다.
Unterstützen Sie Ihre Lieblingsautoren und -übersetzer bei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