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화. 금슬(琴瑟) (1)
8월 20일. 마침내 모두가 간절히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련절이 찾아왔다.
이날 점심식사를 한 후, 남궁월은 원망스러워하는 소혁의 눈빛을 받으며 정월재를 나가 장일희가 머물고 있는 경운원(傾雲院)으로 향했다.
마침 가는 길에 한기하와도 만나서 둘이 함께 경운원에 도착했다. 어린 여종은 두 사람을 맞이하고 예를 표한 뒤, 유상 현주와 부 소저께선 이미 도착하셨다고 알렸다.
이윽고 어린 여종은 두 사람을 작은 주방으로 안내했다.
주방 안에선 장일희, 원옥이, 부운안이 함께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남궁월이 작은 주방 문을 넘어오자, 부운안은 온통 밀가루 투성이인 얼굴로 남궁월과 한기하를 향해 손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 바람에 손에 묻어 있던 밀가루가 옆에 있는 원옥이의 몸에 다 튀고 말았다.
“아월! 기하야!”
그 모습에 남궁월은 조금 의아했다.
“육낭, 넌 연화등을 책임진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자 부운안의 작은 얼굴 위에 수줍은 기색이 떠올랐다. 원옥이가 옆에서 미소를 머금고 바로 말해 주었다.
“연화고(蓮花糕)를 만들어 황도에 있는 네 오라버니한테 줄 거래.”
원옥이가 놀리듯이 부운안을 힐끔 쳐다봤다. 평소 부운안은 주방에 들어가는 걸 죽기보다도 싫어했다.
‘에휴, 여인들이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바로 변한다니까!’
부운안은 역시나 부운안이었다. 수줍어하던 기색은 어디 가고, 금세 다시 활달해져서 웃으면서 말했다.
“내 요리솜씨가 형편없긴 하지만, 마음이 더 중요한 거잖아!”
그렇게 말한 부운안이 남궁월의 뒤쪽을 살펴보다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백합은 같이 안 왔어?”
부운안과 백합은 죽이 잘 맞아서 평소에도 늘 사이가 좋았다.
그러자 남궁월이 웃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8월 20일이잖아. 그래서 놀러 가보라고 했어.”
부운안도 백합과 진남왕부의 시위 임자남이 정혼한 일을 알고 있었기에, 문득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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