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6화. 금슬(琴瑟) (2)
소혁은 간절한 눈으로 남궁월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남궁월은 일부러 소혁을 쳐다보지 않고, 물결을 따라 점점 멀어져 가는 연화등을 목송하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말했다.
“평온하고 좋은 세월을 보내게 해 주세요, 라고 빌었어요.”
남궁월은 권력이나 부귀영화를 얻게 해달라 빌지 않았고, 귀신조차 울릴 정도로 감동적인 소원을 빌지도 않았다. 그저 평온하고 무탈하게 살아가면서, 지금처럼 편안하게 소혁과 손을 잡고 같은 곳에 서 있기를 빌었을 뿐이었다.
소혁은 멍해졌다가 금세 기뻐하며 웃었다. 그는 비록 자신의 약방보다 책을 많이 읽진 않았으나, <시경>에 나오는 그 구절은 기억하고 있었다.
「안주 놓고 술 마시며 그대와 함께 늙어 가지요.
옆에 놓여 있는 금(琴)과 슬(瑟)처럼 ‘평온’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요.」
‘역시 약방은 나와 함께 해로하며, 금과 슬처럼 붙어 있고 싶은 거구나!’
소혁은 연화등을 들고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나도 소원을 빌어야겠어!”
그는 빠르게 연화등에 불을 붙인 다음, 쪼그려 앉아 등을 호수에 띄웠다. 그러곤 물빛이 넘실거리던 두 도화안을 꼭 감은 채 조용히 소원을 빌었다.
소혁은 눈을 뜨고 난 이후에도 말없이 침묵만 지켰다.
그러자 남궁월은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혁, 무슨 소원을 빌었어요?”
소혁이 비밀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소원은 말하면 안 된댔어. 말하는 순간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거든.”
그 말에 남궁월은 소혁을 한번 째려보더니, 참지 못하고 자신이 먼저 웃어 버리고 말았다.
월반호 주변에 사람이 몰려들수록, 호수 위의 연화등도 점점 많아졌다. 처음에는 몇 개밖에 안 되던 연화등이 백 개, 천 개로 늘어났고, 수많은 연화등들은 여러 가지 빛으로 서로를 비추며 호수 전체를 떠다녔다.
휘황찬란한 연화등 불빛은 마치 하늘에 박힌 별처럼 밤의 호수를 반짝이며 비춰 주었다.
불경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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