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화. 춤 대결 (4)
최연연은 더는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안색이 어두워졌다.
‘백모소 저것이…… 기껏해야 천한 첩에 불과한 여인이 3황자 전하의 혼을 이토록 쏙 빼놓다니. 대체 저 천한 게 전하께 무슨 미혼약(迷魂药)을 먹였기에 전하께서 폐하와 맞서시는 거지? 저것 때문에 전하께서 완전히 혼이 나가셨구나!’
최연연의 악독한 눈빛이 백모소에게 곧장 달라붙었다.
하지만 백모소는 최연연이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보든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황제가 한능부를 보며 불쾌하다는 기색을 내비치는 건, 보고도 못 본 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위해 3황자는 지극히 높은 황제의 미움을 사는 것도 마다했다. 심지어 이 때문에 적서분쟁에도 안 좋은 영향이 갈 걸 알면서도 뒤돌아보지 않고 용감하게 나서줬다.
백모소는 깊은 눈으로 잠시 한능부를 응시하다 자기 자신에게 말했다.
‘나와 3황자 전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나도 손해를 봐야해. 언제까지 이기적으로 굴 순 없잖아. 미약한 내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전하께서 자신의 원대한 앞날까지 희생하시게 할 순 없어. 전하께서 희생하시느니, 차라리 내가 잠깐 동안만 모욕을 참으면 돼.’
깊이 심호흡을 한 백모소가 마침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모욕감을 참으면서 제 뜻을 굽혀 청을 올렸다.
“폐하, 3황자 전하를 나무라지 마시옵소서. 민녀(民女)가 춤을 추겠사옵니다!”
그 말을 들은 한능부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백모소를 쳐다봤다.
한능부의 눈빛이 일순 깊어졌다. 그는 백모소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황제에게 고개를 수그리는 건, 그녀가 세운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그는 백모소가 무슨 이유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굳이 그녀에게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한능부는 가슴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걸 느끼며, 몹시 감동한 얼굴로 백모소를 쳐다봤다. 역시 그녀의 마음 속엔 한능부 자신 밖에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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