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0화. 쟁론
남궁부 주변은 관병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관병들은 남궁부에서 열 보 거리를 유지한 채 쭉 서 있었는데, 전부 다 차디찬 표정을 짓고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세를 드러냈다.
다다다다……!
이때, 푸른 휘장이 달린 마차가 길 끝에서 달려오자 순식간에 관병들의 시선이 그 마차에 쏠렸다.
마차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마침내 남궁부 정문 앞에 멈춰섰다. 이내 관병 중 하나가 앞으로 나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누구시오?”
마차 휘장이 안쪽에서 젖혀지면서 푸른 옷을 입은 여종이 상반신만 빼꼼 내밀고 예의 있게 말했다.
“저기, 오라버니. 저희 부인이 남궁부의 둘째 소저이신데, 귀찮으시겠지만 안으로 좀 들여보내 주시겠습니까?”
몇몇 관병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그러다 그중 한 명이 상관에게 보고한 뒤에 남궁부 정문을 열어 주었다.
마부가 마차를 끌며 천천히 남궁부 안으로 들어갔다.
남궁연이 남궁부에 도착하자, 남궁부 안에서는 재차 큰 풍파가 일어났다.
남궁부에 들어온 남궁연은 곧장 영안당으로 가지 않고 제일 먼저 천운원으로 갔다. 그 소식을 듣고 남궁성과 류청청도 천운원으로 찾아갔다.
남궁연은 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그녀의 얼굴에는 핏기가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름 침착하게 무슨 일로 남궁부로 돌아왔는지를 차근차근 말했다. 그 이유를 한 마디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남편에게 휴처 당했다는 것이었다.
평소에 신중하고 침착하던 남궁성조차 그 이유를 듣자 표정이 일변하더니,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목청을 높였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이성은 그자가 무슨 이유로 연이를 휴처한단 말입니까? 연이가 칠거지악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휴처하기 전에 우리 가문에 알리지도 않았으니, 이 이혼장은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남궁가의 죄목이 정해진다면, 남궁연은 이미 출가한 몸이니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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