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9화. 발각 (2)
소혁이 비웃음을 짓고 계속 말했다.
“그자도 나름 머리 좀 썼더라고. 남량국이 무너진 뒤 왕손인 막덕륵을 몰래 숨겨주었고, 계속 남량 잔당들에게 은자 백만 냥씩 군수물자로 대며 재건을 돕고 있었거든. 그리고 이번 말 역병 사건도 허라구가 생각해낸 거였어. 그 독약은 허라구가 사오 년 전에 장적 행상한테서 얻었는데, 지금까지 잘 보관해 놨다가 이제야 꺼내서 쓴 거야.”
허라구는 작은 선심을 쓰면서 맹의량에게 부탁하는 척을 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맹의량 그 얼간이가 진짜로 그의 수에 걸려들었다.
만약 허라구가 원하던 대로 상황이 흘러갔다면, 그 뒤의 결과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다행히도 소혁과 관어백은 예전에 그런 종류의 역병에 걸린 말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게다가 허라구 수중에 있는 독약은 그 당시 장적인이 엽궁에서 썼던 것보다는 위력이 많이 약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군마 삼천 마리가 모조리 몰살했을지도 몰랐다.
“나의 세자비가 선견지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오.”
소혁이 배시시 웃고 알랑거리는 표정으로 남궁월을 치켜세우자, 그녀는 웃음을 터트렸다.
소혁의 말은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안엔 깊은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천연두나 폐로(*肺癆: 중의학에서 말하는 폐결핵) 같은 불치병의 이름만 들어도 겁에 질리는 건 그만큼 치명적인 병이기 때문이다.
그런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생기기만 하면, 두통과 감기처럼 대수롭지 않은 병이 될 터였다.
남궁월에겐 예전에 연구 제작해서 만들어 놓은 약이 있었다. 그러니 말 역병쯤이야 무서워할 필요가 없었다.
남궁월이 턱을 치켜들고 농담했다.
“그러면 세자께서는 제게 어떤 보상을 해 주시렵니까?”
그 말을 들은 소혁의 도화안이 반짝 빛났다. 뭔가 좋은 생각이 난 표정이었다.
남궁월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어쩐지 방금 저런 말을 한 게 후회가 되었다.
역시나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소혁이 바로 흥분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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